"동물 밥 줘야지" 우크라 동물원 지킨 직원들 러군에 '총살'

동물원 직원들의 사망 소식을 알린 동물원 관계자(왼쪽)와 동물원에 거주하는 사자./사진=美 피플 홈페이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침공 후에도 동물들을 돌보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던 우크라이나 직원 2명이 러시아군의 총탄에 결국 사망했다.


미국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북동부 하르키우에 위치한 펠드먼 에코파크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동물을 위해 남아있던 직원 2명이 실종됐다가 결국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직원들은 멋지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며 "이들의 훌륭한 모습을 잊지 않겠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앞서 러시아군에게 점령당한 보로댠카의 한 동물 보호소에서는 300마리가 넘는 강아지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되는 등 러시아의 침공으로 동물들도 고통받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특히 美 CBS 뉴스 등은 러시아의 폭격으로 펠드먼 에코파크 동물원 울타리가 손상되면서 일부 맹수들을 안락사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에코파크 측은 당시 "호랑이와 사자 등 큰 맹수를 옮기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등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에코파크 측은 이날 직원 2명의 사망 소식과 함께 살아있는 동물에게 임시 보금자리를 찾아주기 위해서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에코파크 측은 "오늘 밀수 위기에 처해있던 회색 늑대 세 마리와 화식조 한 마리, 당나귀 다섯 마리를 우크라이나 세관에서 압수했고, 동물원으로 데려왔다"며 "모든 동물을 대피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들 잘 지내고 있다. 마지막 동물 한 마리까지 확실히 구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