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3개월 아기까지 죽였다"…젤렌스키 "개자식들" 격분

러 '우크라 남부 점령' 목표 전환
민간인 사망에 젤렌스키 맹비난
美는 국무·국방장관 현지로 보내
우크라에 군사지원 등 논의할 듯

러시아 군용차들이 2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오데사를 향한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공격으로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포함해 민간인 최소 8명이 사망했다.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은 최후의 잔류 병력에 대한 공격도 재개됐다. 우크라이나 항구를 손에 넣고 크름반도와 연결되는 육로를 확보하기 위한 러시아의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군사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향해 6기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쏴 최소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망자에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포함됐다고 언급하며 “그저 개자식들(bastards)이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습도 재개됐다. 이곳은 우크라이나군 아조우 연대와 해병대가 배수진을 치고 최후의 항전을 이어가는 곳이다. 제철소 지하에 설치된 터널망에는 군과 민간인 약 20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구도시인 마리우폴과 오데사는 러시아의 핵심 전략 요충지로 꼽힌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최대 물류 거점이자 우크라이나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서방에서 지원된 미사일과 대포, 외국 무기들이 이 지역 저장고에 보관돼 있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연결되는 육로 확보도 가능하다. 루스탐 미네카예프 러시아 중앙사령관은 “러시아군은 2단계 작전에 돌입했다”며 “돈바스 지역과 남부 지역의 완전한 통제권을 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발언이 ‘돈바스 해방’을 주장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더 야심 찬 공격 목표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큰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일(24일) 미국에서 사람들이 온다. 나는 미 국무·국방장관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와 백악관은 확인하지 않고 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 최고위급 인사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 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