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거래 늘었지만…"정부 출범해도 규제완화 늦출듯"

최근 40일간 서울 17.5→19.5%
경기·인천 등 전국 동시다발 증가
시장자극에 인수위 '속도 조절' 시사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의 한 재건축 단지 전경. 이덕연 기자

준공연한 30년 이상인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대선 이후 전국 각지에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아파트의 거래가 증가하고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불안한 기미를 보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서울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활용해 대선 이튿날인 지난 3월 10일부터 4월 18일까지 40일 동안의 서울 아파트 거래 1034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 중 202건(19.5%)은 준공연수가 30년 이상 된 재건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대선 전 40일(1월 29일~3월 9일) 동안은 17.5%로, 대선을 기점으로 2.0%포인트 상승했다. 노후 아파트 거래 비중 상승 현상은 경기(15.8→17.6%)·인천(32.0→32.3%)을 비롯해 전국(19.9→21.0%)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 이후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재건축 아파트의 신고가가 줄을 잇고 있다. 1991년 준공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 35.1㎡는 대선 전 최고가가 7억 2000만 원(5층·2022년 2월)이었지만, 이달 들어 7억 8000만 원(6층)에 거래되며 2개월 만에 6000만 원 올랐다. 대선일 이전 40일간 6건이었던 거래량도 이후 40일 동안에는 1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992년 준공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라이프’ 36.45㎡는 최고가가 2억 6000만 원(2층, 2021년 5월)에서 4억 1000만 원(3층, 2022년 4월)으로 1억 5000만원 뛰었다. 거래량은 0건에서 13건으로 늘었다.


대선 이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불안해질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한 후보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시 가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내용이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집에 다수 담겨 재건축 기대 심리가 상승한 것이 거래량 증가 및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며 “새 정부도 이를 의식해 공약 현실화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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