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최대 10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 총선 수준으로 24일 현재 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구만 5곳이다. 역대급 여소야대 국면에 한 석이 귀한 국민의힘은 기존 지역구를 포함해 한 곳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 지선 못지않게 재보궐선거의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는 이유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을 마무리한 국민의힘에서는 현역 의원 4명이 의원직을 내려놓는다. 현재까지 경기 성남 분당갑(김은혜 의원·경기지사 후보), 대구 수성을(홍준표 의원·대구시장 후보), 충남 보령·서천(김태흠 의원·충남지사 후보), 경남 창원의창(박완수 의원·경남지사 후보) 등이 해당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원지사 후보에 강원 원주갑이 지역구인 이광재 의원이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경선이 진행되고 있어 보궐선거 지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현역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30일까지 사퇴하면 이번 지선과 함께 보궐선거를 치르며 5월 3일부터는 내년 4월에야 선거를 한다.
민주당은 현재 서울시장·경기도지사·전북도지사 등의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에는 송영길(인천 계양을), 박주민(서울 은평갑)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경기지사에는 안민석(경기 오산), 조정식(경기 시흥을) 의원이 뛰고 있다. 전북도지사에는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 제주지사에는 오영훈(제주을) 의원이 경선을 준비 중이다. 이들 의원이 서울·경기·전북·제주에서 치러지는 각 경선에서 승리하면 최대 4개 지역구가 추가로 보궐선거 대상이 된다.
여기에 1월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상직(전북 전주을) 무소속 의원의 대법원 확정 판결이 이달 말 나오면 지방선거와 함께 재선거를 진행한다. 이 경우 최대 10곳이 재보선 지역이 될 수 있다. 지방선거와 함께 민심을 가늠할 ‘미니 총선’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미 일부 지역은 재보궐선거의 대진표 윤곽이 드러나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격전지는 성남 분당갑이다. ‘윤심(尹心)’의 영향권에서 분당갑 공천이 자유로울지가 관전 포인트다. 분당갑 김은혜 의원의 경기지사 차출이 윤심의 작용이라고 알려지면서 당선인 특보인 박민식 전 의원의 이름이 비중 있게 거론된다.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었던 이기인 성남시의원 등의 이름도 나온다. 대장동이 분당갑에 위치한 만큼 대선 2라운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차출론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안 위원장이 최대주주인 ‘안랩’도 이곳에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병관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20대 국회에서 분당갑을 지역구로 뒀던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김은혜 의원에게 0.72%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대구 수성을은 보수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구시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해 정상환 변호사와 권세호 인수위 기획위원,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정순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