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래식계 마티네 콘서트(낮에 하는 공연)의 시초 격으로, 19년 가까이 이어지며 총 33만9831명의 관객을 모은 예술의전당 ‘11시콘서트’가 그 200번째 공연을 맞이한다. 11시콘서트는 지난 2004년 9월부터 꾸준히 무대를 계속한 덕분에 지금은 예술의전당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정기공연으로 자리 매김했다.
예술의전당은 ‘한화생명과 함께 하는 예술의전당 11시콘서트’의 200번째 무대를 오는 28일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고 25일 전했다. 11시콘서트는 국내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교향악단과 지휘자, 신진 아티스트의 협연,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의 묘미와 감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간 수많은 오케스트라와 젊은 음악가들이 이 무대를 거쳐갔다. 예술의전당은 “‘11시콘서트’가 교향곡이나 협주곡의 일부 악장을 발췌하거나 다채로운 소품을 엄선하여 들려줌으로써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200회 특집인 이번 공연에서는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의 성악가 손태진이 해설자로 나선다. 지휘자 이탐구의 지휘와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스웨덴 작곡가 쿠르트 아테르베리의 교향곡 제7번 ‘신포니아 로만티카’의 국내 초연으로 눈길을 끈다.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도 연주한다. 클래식기타리스트 김진세가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서울시향 부악장으로도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는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함께 연주한다.
‘11시콘서트’는 17년째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한화와의 관계로도 주목을 끈다. 한화생명은 공연 초창기인 2006년 6월 전신인 대한생명 시절부터 시작해 사명을 바꾼 뒤인 현재까지 한 번의 중단도 없이 11시콘서트의 협찬을 이어가고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후원자인 한화생명과 함께 공연을 성장시켜 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화와 예술의전당 사이 인연은 매년 4월 열리는 교향악축제를 한화가 협찬하면서 행사명에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향악축제가 현재 국내 대표적 음악축제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전에는 매체 노출을 통한 홍보 등 여러 면에서 도움을 줬다고. 교향악 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기업들의 협찬 제안도 잇따랐지만 예술의 전당측은 이를 사양하고 한화와의 관계를 유지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한화 측이 교향악축제와 11시콘서트 등에 지난 20여년간 지원한 금액이 100억원을 웃돌았다”며 “기업 입장에서 장기간 지원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감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지난 24일 막을 내린 올해 교향악축제에 총 2만2000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도 약 13만 명이 접속해 공연을 감상했으며 야외광장에서도 축제를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코로나 어려움에도 후원을 계속해준 한화그룹에 감사드리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음악축제가 되도록 변화와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