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후보자, 딸 8학군 진학 위해 주민등록 생일 정정 정황"

90년 2월생→4월생 정정…대치동 이사 직후 초교 입학
대교협 회장 시절, 업무추진비 부적절 사용 의혹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딸을 '강남 8학군'에 있는 학교로 진학시키고자 딸의 주민등록 생일을 정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교육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딸의 출생신고 당시 1990년 2월 26일에 태어났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5년 뒤인 1995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1990년 4월 6일생으로 생년월일 정정 허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김 후보자의 딸은 1997년 3월 대치동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당초 출생신고대로라면 김 후보자의 딸은 '빠른 1990년생'으로 1996년에 입학해야 했으나, 생일 정정으로 가족이 대치동으로 이사한 이후인 1997년으로 입학이 늦춰진 것이다. 김 후보자는 1992년부터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살다가 1997년 1월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박 의원은 "초등학교 입학 즈음에 생년월일을 정정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생년월일 같은 중요한 법적 신분 관계마저 허위로 신고하거나 정정해 자녀의 학교 진학에 활용했다면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질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후보자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시절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25일 대교협으로부터 제출받은 김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용·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김 후보자가 2020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사용한 법인카드 49건 중 31건(63%)이 부정 사용 또는 방역 수칙 위반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김 후보자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오후 6시 이후 2인 초과 모임 금지 등의 방역수칙, 결제 한도 1인당 4만 원·주류 결제 지양 등 대교협과 교육부 법인카드 집행 지침 등을 각각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김 후보자는 '식당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적용되던 지난해 1월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일식집에서 오마카세(주방장 특선요리) 5인분과 사케를 주문했다. 식사비용은 총 45만5000원이다.


이어 인사청문요청서에 김 후보자의 성과로 기재된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투자유치 사업 중 2400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한국외대는 2020년 11월 현대건설, 한국투자증권 등과 3000억 원 규모의 송도캠퍼스 개발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센터 2400억 원, 강의 연구단지 300억 원, 글로벌 기숙사 300억 원이다.


다만 인천시 측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은 당초 캠퍼스 조성 계획에 없는 내용"이라며 반발하자 기업 투자 금액은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전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외대는 손해를 보고 있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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