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등 당직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피하는 성격은 아니예요.”
더불어민주당에는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에는 이준석 당대표가 있다면 정의당에는 최연소 국회의원 류호정 의원이 있다.
그는 2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류호정이라는 정치인의 리더십이 정의당에 얼만큼 도움이 될지 판단이 서지는 않았다”면서도 정의당의 미래를 위해 나서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류 의원은 당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타투 드레스, 영화 ‘킬빌’ 유니폼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의제를 이슈화하며 정의당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퍼포먼스 정치를 하는 이유가 꼭 당의 스피커가 작아서만은 아니다. 그는 “국회에 들어올 때 최연소, 그것도 20대 여성이었다”며 “시민들은 젊은 정치인에게 파격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관례와 권위를 따르지 않는 정치를 기대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이 꼽은 자신의 역할은 정의당이 다루고자 하는 의제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그는 ‘류호정의 정치’를 “조금 시끄럽지만 직관적이고 일상적인 말로 시민과 소통하는 것”이라 규정하며 “제가 잘 하는 방식으로 호소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제20대 대선에서는 정의당이 페미니즘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류 의원은 “대중정당이라면 당연히 페미니즘을 표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또 “진보는 언제나 구 질서에 대한 파열음을 일으키고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 하지 않냐”며 “진보 의제 중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더 큰 연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고한 정의당의 노선에도 불구하고 대선 이후 2030 여성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결집했다. 류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SNS를 통해 이들에게 ‘민주당에 속지 말자’고 하기도 했다. 대선 결과를 두고 그는 “무조건 2030 여성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오직 정의당만이 페미니즘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오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이 충분히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심상정 후보를 선택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던 것이다. 저희가 잘 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전국 11곳에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도입되는 것은 정의당에게 기회다. 류 의원은 “이번 시범선거구에서 정의당 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이 개인적 목표”라고 말했다.
정의당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드는 포부도 갖고 있다. 류 의원은 “비례위성정당이라는 꼼수가 없는 상태에서 정의당이 역량을 잘 발휘하면 얻을 수 있는 비례의석에 더해 지역구도 많이 당선돼야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며 “임기 말 정치개혁 국면에 들어섰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거기에 저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목표를 이루면 꿈도 꿀 수 있다. 제 꿈은 집권여당 정의당”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