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코·와이즈먼 교수, 고달 박사…박만훈 상 첫 수상

SK바사·국제백신연구소 주최 '박만훈 상' 첫 시상식 개최
'백신업계 노벨상'으로 불리며 지난해 11월 신설
수상자는 mRNA 기술 개발 공헌 카리코·와이즈먼 교수와
개발도상국 백신 공급 주도한 고달 박사




반기문(왼쪽 두번째부터) 전 유엔 사무총장, 토어 고달 박사, 제롬 김 IVI 사무총장, 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CTO가 25일 박만훈 상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박만훈상’의 첫 시상식을 열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카탈린 카리코 교수와 드류 와이스만 교수,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특별고문 토어 고달 박사 등 총 3명에 시상했다고 26일 밝혔다. 박만훈상은 국내 세포배양 백신의 선구자인 고(故) 박만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의 업적을 기리고자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제백신연구소(IVI)가 지난해 11월 공동 제정한 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는 박만훈상을 ‘백신업계 노벨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백신의 연구 개발 및 보급에 이바지한 국내외 인물 및 단체를 선정해 시상한다.


수상자인 카리코 교수와 와이즈먼 교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되고 있는 변형 mRNA 기술을 공동 개발해 백신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로 만들어진 지방 방울로 mRNA를 포장해 인체에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고달 박사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설립하고 초대 최고경영자(CEO)로서 빈곤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운영한 공로가 수상으로 이어졌다. 현재 고달 박사는 노르웨이 보건복지부 세계보건 특별고문이자 자신이 설립에 기여한 국제기구 CEPI의 고문으로 일하며 팬데믹 극복을 위해 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개발과 공급에 힘쓰고 있다. 고달 박사는 시상식에서 “전 세계가 팬데믹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 매우 중요한 백신 개발 및 생산 역량을 가진 선도국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계 보건 증진을 위해 힘쓰는 IVI와 백신 개발로 인류를 지켜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최하는 박만훈 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돼 매우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카리코 교수와 와이즈먼 교수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카리코 교수는 “mRNA 백신 기술의 성공은 혁신의 힘과 끈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서 “과학자로서 평생을 연구에 매진한 결과 수백만의 생명을 구하는 기술 개발에 기여했고 그 기술이 미래에 더욱 큰 쓰임을 가질 것이란 기대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와이즈만 교수는 “mRNA백신이 코로나19를 넘어 암세포 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롬 김 IVI 사무총장은 “박만훈 박사의 넋을 기려 백신과 글로벌 보건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백신 업계의 개척자들과 혁신가들을 끊임없이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박만훈 부회장과 함께 실험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연구자의 한사람으로서 그의 열정이 후배들에게 계승돼 결실로 맺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故) 박만훈 부회장은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나와 오타와대에서 분자바이러스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바이오본부장과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백신 R&D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시킨 인물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계 최초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2015년), 폐렴구균백신(2016년), 세계 2번째 대상포진백신(2017년) 등이 필생을 백신 연구에 매진한 고인의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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