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이 최근 다시 폐관 위기에 몰렸던 서울 정동 세실극장의 구원투수로 나서며 우수한 공연의 창작 플랫폼으로 기능할 ‘국립정동극장_세실’로 운영한다. 세실극장은 1970~1980년대 소극장 연극과 공연의 중심지로 이름이 높았으나 재정난 속에 개·폐관을 거듭해 왔다.
국립정동극장은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실극장 운영 계획과 라인업을 공개했다. 지난달 세실극장의 임대를 확정했으며, 시설 보수 등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세실극장 운영을 통해 한국 공연 역사의 근간을 이어가려 한다”며 “창작 활성화는 물론 공연 생태계에 직접 기여하는 국립 공공기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국립정동극장_세실’은 연극은 물론 뮤지컬, 전통예술, 무용 등 다채로운 장르와 다양한 제작진의 작품을 만드는 창작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맡게 된다. 국립정동극장이 오는 8월 시작해 2024년을 목표로 하는 재건축 후 2차 제작극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세실극장도 중간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200석 규모의 소극장인 세실에서 발전단계를 거친 다음 국립정동극장 무대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세실극장은 대한성공회 대성당의 부속 건물로 1976년 개관 이후 소극장 연극의 중심에 있어 왔으며,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되기도 했다. 6·10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곳에서 진행됐으며, 2013년에는 서울시 미래유산으로도 등록됐다. 하지만 재정난으로 운영 주체가 여러 차례 바뀌었으며, 최근엔 서울연극협회의 위탁 운영이 종료돼 폐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편 국립정동극장 세실은 오는 7월 공식 개관 작품인 연극 '카사노바'를 시작으로 2018년 첫선을 보인 뮤지컬 '인간탐구생활'과 신작 '우주에게 보내는 편지', 모노 음악극 '괴물' 등을 공연한다.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바운스' 공연과 청년국악인큐베이팅사업 '청춘만발'의 경연 및 공연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