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청와대 소장 미술품으로 경내에서 전시회를 기획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에 "청와대 소장 미술품을 정리하고 일반에 공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가 김 여사 주변에서 비공식으로 오간 적이 있다"고 전했다.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했던 김 여사의 경험을 살려 취약 계층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겠다는 아이디어 차원의 접근이다.
김 여사는 윤 당선인 취임 전 공개 활동을 개시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윤 당선인 임기 중에 코바나컨텐츠를 통한 영리 활동을 잠정 중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큐레이션'하는 일은 김 여사의 전문 분야다. 도록 제작이나 전시 기획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김 여사는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전시회에 무료로 초대해 미술품에 관해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역할도 봉사의 일환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현재 600점 이상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창기인 지난 2018년 5~8월 이 중 30여 점을 골라 청와대 사랑채에서 '함께, 보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개최한 바 있으나, 전체 도록이 제작되거나 공개된 적은 없다.
관계자는 "전시 기획에 전문성을 가진 김 여사가 청와대 소장 미술품을 국민께서 보기 좋도록 공개하는 일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아이디어"라며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윤 당선인의 약속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소장 미술품이 국가 재산이며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도 협의가 필요한 만큼 김 여사 본인은 관련 논의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전시 기획 아이디어는 관계자의 전언대로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서 청와대를 개방하기로 한 것과도 맞물려 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지난 25일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윤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10일 정오에 청와대를 일반 시민에 전면 개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