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는 크면 클수록 좋다" …재건축 단지들 중대형 물량 늘린다

'대형 많으면 고급단지' 인식에
조합원들 85㎡이상 큰집 원해
정비계획 변경해 전용면적 늘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 단지 전경. 연합뉴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로 강남 일대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활발한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추진위원회들이 잇따라 전용면적을 넓히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중대형 평형이 많을수록 고급 아파트 단지라는 이미지가 형성되고 가격 방어에도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2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삼호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2일 전용면적 60~85㎡의 가구 수를 줄이고 85㎡ 초과 가구 수를 17가구 늘리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했다고 고시했다. 전체 가구 수는 308가구로 변경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85㎡ 초과로 변경한 가구는 모두 조합원분”이라며 “큰 평형을 원하는 조합원이 많아져 정비계획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사거리에 인접한 도곡삼호아파트는 지난해 삼성물산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하고 지하 3층~지상 18층 규모의 아파트 4개 동, 308가구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조합원을 상대로 희망 평형 수요 조사를 실시한 서초구 신동아아파트도 중·대형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2018년 조건부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을 당시 조합원인 997가구의 87%가 33평(전용면적 85㎡) 이하를 신청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중이 61%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비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에서는 대형 평형이 있는 단지가 고급 단지라는 인식이 있어 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다”며 “최근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22.76㎡)’가 80억 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처럼 대형 평형이 최고가를 찍으면 단지 가치도 동반 상승한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설명했다.


중대형 평형의 선호는 공공임대 물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잠실우성아파트도 정비계획 중 소형 주택 확보 계획을 변경하며 전용면적 49㎡와 39㎡가 배정됐던 260가구를 모두 없애고 84㎡·74㎡·59㎡를 각각 20가구, 60가구, 113가구 늘렸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올 1월 공공주택 평형을 84㎡까지 확대해줘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하게 됐다”며 “임대주택이라고 작은 평형만 고집하기보다 국민평형에 맞춰 공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미도 1차 아파트도 지난달 24일 ‘재건축정비계획 결정’을 위한 공람 공고를 실시하며 공공주택 규모를 모두 전용면적 84.95㎡(156가구)로 통일했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임대 물량이라도 중대형 평수가 자리하는 게 단지 가격 방어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본 결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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