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에 대한 국민투표 가능성을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먼저”라며 맞불을 놨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의 국민투표 발언에 대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규정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들은 오히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국민투표에 붙이자고 한다. 집무실 이전이야 말로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고민정 의원도 SNS를 통해 “NSC를 비롯 각종 1급 보안문서들이 있어 국가안위와 직접 연관돼 있는 청와대 이전부터 국민투표에 붙여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인수위 측의 국민투표 언급이 헌법 위배라고 판단한다. 헌법 72조에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대해 국민투표를 붙일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관련 법안처럼 국회가 입법화한 법률은 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라고도 말한다. 해당 조항에 국민투표 대상을 ‘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을 부칠 수 있다는 내용은 헌법 어디에도 없다”며 “굉장히 초헌법적인 발상이고 국회 입법권 및 삼권 분립 원칙이라는 헌법의 내용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국민투표를 언급하기 전에 현재 국민투표법의 위헌요소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 투표인명부 작성에 관한 부분이 재외국민의 투표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불일치 위헌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국민투표 불가능 의견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투표법 개정을 요구한 바 있지만 현재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YTN)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이렇게까지 검찰 문제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