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BTS 슈가, 먼저 프로듀싱 하고 싶다고 연락…영감 불 붙는 계기" [SE★현장]

29일 오후 가수 싸이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정규 9집 '싸다9' 프레스 청음회에서 슈가와 협업한 ‘댓 댓’ 뮤직비디오를 시청하고 있다. / 사진=피네이션 제공

가수 싸이(PSY)가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와 손잡고 5년 만에 화려하게 귀환했다. 싸이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은 가져가면서, 슈가의 트렌디함이 더해져 듣자마자 히트를 예상케 한다. 두 글로벌 스타의 만남이 어떤 효과를 낼지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싸이의 정규 9집 '싸다9' 프레스 청음회가 개최됐다.


타이틀곡 댓 댓(That That)'은 방탄소년단 슈가가 싸이와 공동 프로듀싱하고, 작사·작곡·편곡을 함께했다. 슈가는 피처링에도 참여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활약했다.


싸이는 5년 만의 신곡을 선물해 준 슈가에 대해 "슈가는 방탄소년단(BTS)로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프로듀서 민윤기로서 외부 작업을 하는 야심한 프로젝트가 있다"며 "헤이즈, 아이유에게 이미 프로듀싱을 했었고, 이소라 선배님의 노래에 피처링을 했다. 곡자로서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슈가와 협업한 계기에 대해 "지난 가을께 슈가가 나에게 정말 어울리는 곡을 만들었다며 나를 프로듀싱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날 반주를 듣자마자 좋았다"며 "이제 EDM기반의 댄스는 그만해야 하는데, 템포가 처지는 노래를 할 건 아니니까 라틴 계열의 댄스곡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딱 그런 반주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것도 슈가였다. 난 크게 잴 상황은 아니었다"며 "연신 귀한 발걸음 고맙다고 했다"고 재치 있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앞서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슈가는 “처음에는 진짜 대선배님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어릴 적 친구와 작업을 하는 느낌으로 되게 즐겁게 작업했다. 절친 아닌 절친이 돼버렸다"고 소감을 밝혀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작업기를 가늠케 하기도 했다.


슈가와의 작업은 영감이 불타오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싸이는 "슈가와 작업하게 되면서 굉장히 많은 수록곡들이 줄줄 나올 수 있었다"며 "난 전문 작곡가가 아니라 영감이 주기적으로 오지 않는다. 확 불이 붙는 계기가 없으면 안 되는데 슈가와 작업하면서 '맞다. 나도 저렇게 작업했었지. 신나 보이고 열정적이었다'라고 생각했다"고 시너지를 강조했다.




싸이와 슈가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른 한국 가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빌보드 선후배'라는 말이 나오자 싸이는 "그런 말은 사실 좀 민망하다"며 "난 '강남스타일'로 대활약하던 그 시절에도 인터뷰나 사석에서 정말 많이 이야기한 것이 '흥행에는 두 가지가 있다. 곡이 뜨는 것과 사람이 뜨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이 뜨는 경우가 더 오래간다'고 했다. 그래서 난 '강남스타일' 흥행 당시 정신적으로 피폐했던 이유가 곡이 뜬 것이었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후배들은 지속, 영속성이 길다.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탄소년단의 경우는 나의 미완의 꿈이었던 빌보드 1위를 이뤄서 커다란 박수를 보낸 기억이 있다. 국위선양을 위해서 음악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랑스러운 순간들을 선사해 주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의 방탄소년단의 활약도 기대했다.


'강남스타일' 이후 싸이는 자신의 음악을 수출용, 내수용으로 구분 짓기도 했다. 그는 "이런 단어를 썼던 것 자체가 미국병 말기였던 것 같다"고 민망해하며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이 커다란 지진의 여진으로 슬며시 페이드가 된 게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수출, 내수 이런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한국에서 열리는 여름, 겨울 공연이다. 신곡 또는 새 앨범은 내가 과거에 그랬듯 레퍼토리 보강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성과를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슈가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싸이는 "피처링이 피처링인 만큼 미세하게 유튜브 조회수는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슈가가 작사, 작곡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조건 없이 애를 정말 많이 써줘서 잘 됐으면 좋겠다"며 "수출, 내수 없이 콘서트에서 굉장히 커다랗게 터질 노래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부러 이때 컴백한 건 아니지만 엔데믹으로 가고 있어서 대학교 축제가 시작됐다고 하더라. 그곳에서도 떼창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싸이의 정규 9집 '싸다9'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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