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노동절 황금 연휴에 식당 내 식사를 전면 중단시켰다. 코로나19 감염자가 50명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상하이 봉쇄의 재연을 막기 위해 초강수를 띄웠다.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가 악화되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베이징마저 뚫리면 끝이라는 각오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후퇴가 없음을 연일 강조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음식점 내에서 많은 감염자가 나오는 등 공동 식사가 감염의 주요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며 5월 1일부터 4일까지 베이징시 전역에서 음식점의 매장 영업을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배달과 포장은 허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카페 등의 매장 내 취식을 금지하기는 했으나 중국은 극단적인 봉쇄 조치 외에 영업 규제는 없었다. 그만큼 베이징시가 최근의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베이징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59명이다. 확진자 수가 지난달 28일 49명, 29일 54명으로 두 자릿수로 유지되고 있지만 증가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베이징시는 초기에 감염 확산을 통제했던 선전과 그렇지 못해 상황이 악화된 상하이의 상반된 결과를 고려해 결국 강도 높은 방역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시는 확진자가 비교적 많은 차오양구와 팡산구에서 추가로 두 차례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주에 베이징 시민 90%를 대상으로 세 차례의 검사를 마친 상태에서 추가 조치를 내린 것이다. 감염자 증가에 대비해 4000병상 규모의 코로나19 임시 병원도 지었다. 연휴 이후에도 5일부터 대중교통 이용자는 7일 내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는 등 강화된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봉쇄 강화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전달(49.5)보다 악화됐다. 기준선인 50 이하면 경기가 위축된다는 의미로 중국 PMI는 두 달 연속 5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4월 수치는 코로나19 초기 우한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 2월(35.7)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는 3월 이후 지린성·광둥성·상하이 등에서 잇따라 도시 봉쇄가 이뤄지며 생산 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고 물류에 차질을 빚으면서 소비마저 위축된 탓이다.
중국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관영 매체를 통해 연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의료 시스템 붕괴 등으로 중증 이상 환자,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사태를 조기 진화해 경제 회복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