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1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폭등하며 채권 시장이 ‘아수라장’된 가운데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금리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의견과 연말까지 금리 상승 압력이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하게 맞선다.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달러 자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1일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부문장(CIO)와 장지영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채권본부장은 채권권 금리에 관련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한 부문장은 2분기를 기점으로 금리가 꺾일 것으로 보고 채권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연말께 미국의 기준금리가 2.25~2.50%선, 한국은 2.00~2.25%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문장은 “3분기부터 경기 둔화를 반영한 지표가 나오기 시작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시중 금리가 2분기를 정점으로 차츰 하향 안정되기 시작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께 2.25%선이라고 가정하면, 3년물 금리가 3% 내외에 머무는 건 지나치게 높다”며 “3분기 물가 상승률이 꺾이고 소비 둔화·경기침체 신호가 나오면 시장금리는 더 빨리 안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장지영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채권본부장은 물가 고공행진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금리 상승폭도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장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 크다”며 “물가가 안잡히면 기준 금리 인상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국내의 경우 환율이 오를수록 수입 물가 상승 우려가 크고, 외화 유출 역시 가팔라질 수 밖에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빨라질 것"이라며 “3년물 국고채 기준으로 연 3.50% 수준까지는 상방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 본부장 모두 달러화 강세 및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우위를 예상하면서 달러화 자산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국 채권의 경우 이미 만기 보유 수익률(캐리 수익)이 높아진 상황에서 환차익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아둘 만하다는 의견이다. 장 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 부문장은 단기적으로는 한국 3년·미국 2년물 등 단기 채권과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수익률이 좋아진 회사채 등을 주목했다. 그는 “특히 미국채 단기물의 경우 금리 인상을 200bp 가까이 선반영한 상태로 높은 만큼 향후 달러 강세시 환차익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