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전문예술단 ‘한빛예술단’이 장애예술인으로서는 최초로 음악예술 분야에서 KRI 한국기록원의 공식 최고기록 인증에 성공했다. 최다 암보 최장시간 오케스트라 연주로 이뤄낸 성과다.
총 31명의 한빛예술단 소속 시각장애인 음악인이 참여한 이번 도전은 한신대 신학대학원 공연장에서 4월 29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됐다. ‘시각장애인 최다 암보 최장시간 오케스트라 연주’를 목표로 김종훈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5시간의 연주가 이어졌다.
특히 경기병서곡, 훅돈클래식, 헝가리무곡 등 64곡에 이르는 곡을 모든 단원이 암보하여 단상에 선 지휘자 없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펼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약 20년 간 매년 100회 가까운 공연을 소화하며 서로 호흡을 맞춰온 한빛예술단의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연에 참관한 백형기 공연전문가는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가 5시간 이상 모든 곡을 암보해 연주하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꼈다”라며, “연주자 개인이 한 두 곡을 외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많은 단원들이 하나가 되어 수준 높은 곡을 함께 암보해 연주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며, 현장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어 공연전문가로서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한빛예술단은 한국 최초의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단체로, 국내 장애 음악예술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단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장애인의 새로운 직업 선택 활로 개발에도 공헌해오고 있다.
이번 한국기록원 기록 인증을 발판 삼아 세계 기록 도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세계 기네스북과 미국 World Record Committee(WRC/세계기록위원회) 등에도 도전을 이어간다. 한국의 장애인 예술단이 세계 기록에 인증된 사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한빛예술단의 새로운 도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성공 시에는 한국 장애 예술 위상 제고는 물론, 문화예술로의 활발한 국제 교류를 통해 민간 외교 역할도 톡톡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빛예술단 관계자는 “이번 도전은 장애 예술의 우수성과 역량을 확인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을 불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또한 시각장애음악인들이 보여준 음악에 대한 열정이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으며, 앞으로도 예술활동을 통한 장애예술인의 능력 개발 및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