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만난 뒤 '소통 잘 됐다'" 법정 증언

송 시장 측근, 울산시장 선거 전 만남 증언…김기현 자료 전달 취지 진술
송 시장, 2017년 9월 황 의원에 김기현 측근 비리 수사 청탁한 혐의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과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철호 울산시장이 2017년 지방선거 직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 경쟁상대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관련 자료를 건넸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송 시장 측근이었던 윤 모 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장용범 마성영 김정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시장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송 시장 선거캠프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멤버였던 윤씨는 2017년 9월께 송 시장이 황 의원을 만나기 전후의 사정을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증인 신문 과정에서 “황운하 피고인은 2017년 8월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했고, 한 달이 지난 9월 20일 송철호 피고인에게 인사하러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증인이 (황 의원을) 만나보라고 말한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윤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윤씨는 이어 “황운하 청장이 만나자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두 분이 주고받은 대화도 모른다”면서 “그 당시 말씀하실 바를 정리해서 정리된 자료를 가져가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어떤 자료인가”라고 묻자, 윤씨는 “경찰청장을 만나는데 정책 자료를 가져가겠나”라고 되물었다. 윤씨는 또 “상대에 맞는 자료를 가져가라는 뜻이었고 암묵적으로 충분히 공유하고 소통된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검찰은 “송철호 피고인이 황운하 피고인을 만난 뒤 ‘얘기가 잘 됐다,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한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나”라고 재차 물었다. 윤씨는 이에 대해 “도와주겠다, 이렇게 말하진 않았고 소통이 잘 됐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송 시장의 변호인이 재차 “김기현에 대한 비위 자료를 모아서 갖다주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인가”라고 추궁하자, 윤씨는 “암묵적으로 진술했다”며 “만나 보이소, 말한 것을 정리해서 자료로 갖다줘 보이소, 라고 했다”고 답했다.


송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9월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측근 비위를 수사해달라고 청탁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20년 1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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