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중잣대’ 소리 듣지 않도록 엄정 검증하고 걸러내야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각료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의 막이 올랐다. 정권이 교체된 데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번 청문회에서 여야 간 힘겨루기가 더욱 치열해졌다. 공수가 바뀐 여야 모두 ‘이중 잣대’ 소리를 듣지 않도록 후보자들의 의혹을 엄정하게 검증하고 도덕성 문제가 심각한 후보자를 걸러내야 한다.


일부 후보자는 새 정부가 내세우는 원칙인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을 지낼 때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해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정 후보자의 자녀가 그의 지인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2급) 판정을 받았다가 5년 만에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4급)으로 바뀐 이유도 석연치 않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을 때 딸과 아들이 모두 이 재단 장학금을 받아 ‘풀브라이트 패밀리’라는 조롱까지 듣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총장 재임 중 2년 동안 대기업 사외이사를 맡아 1억 원 넘게 받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내세웠던 엄정한 잣대로 ‘자격 미달’ 후보자를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 정호영·김인철 후보자 등은 자진 사퇴하든지 윤 당선인이 지명을 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재인 정부는 야당의 반대에도 34명의 장관급 인사 임명을 강행했다. 현 정부의 오기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전혀 제기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의 발목을 잡기 위해 과도하게 시비를 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이 만약 특정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정해 밀어붙인다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청문회 제도를 도덕성 사전 검증과 정책 검증 중심의 청문회로 이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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