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교수형 당해라"…러 재벌 5명 '수상한 극단선택'

"러군, 우크라에서 전쟁범죄…푸틴이 책임져야"
"우크라 망명하자 회사 계좌 예금 모두 증발했다"
가스프롬 관련 기업인 4명 최근 극단적 선택

러시아 3대 은행 가스프롬방크의 전 부사장 이고르 볼로부예프.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자회사인 가스프롬방크의 전 부사장 이고르 볼로부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교수형에 처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볼로부예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처벌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 기업인 중 우크라이나 침공에 공개적으로 비판한 몇 안 되는 사람이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자 러시아 정부는 그를 제재하기 시작했다. 가스프롬방크 계좌에 있던 볼로부예프의 예금이 모두 증발한 것이다. 그는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망명한 자신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볼로부예프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로 '자아분열' 상태에 빠졌다. 그런데도 당시엔 러시아 연방을 위해 일했다"며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후 이전에 내가 겪었던 삶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볼로부예프는 "러시아 재계 인사들은 푸틴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가스프롬 외 다수의 국영 대기업은 크렘린궁 정책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 동안 복수의 러시아 기업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명 중 4명은 가스프롬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됐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1월 말부터 러시아 기업인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 중 3명은 일가족을 살해한 후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8일엔 가스프롬방크의 전 부회장 블라디슬라프 아바예프가 모스크바 자택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볼로부예프는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VIP 고객을 다루는 아바예프는 거액의 돈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는 뭔가를 알고 있었고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