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과 바닷길이 열리면서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신남방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수년째 신남방을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공을 들여왔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행장은 지난달 17~24일 일주일간 싱가포르·캄보디아 등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임기 2년 차인 권 행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델타·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권 행장은 도미해 농협은행의 첫 번째 국외 지점인 미국 뉴욕지점 등을 챙긴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랜섬 탐방’을 해오다가 지난달 18일부터 일상 회복이 시도되자마자 신남방의 거점 지역을 둘러보고 온 것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해외 7개 국가에 현지법인 2개(미얀마MFI·캄보디아MFI), 지점 2개(미국 뉴욕지점·베트남 하노이지점), 사무소 5개(중국 북경사무소·인도 뉴델리사무소·베트남 호치민사무소·미얀마 양곤사무소·영국 런던사무소) 등 총 9개의 국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방문국 중 한 곳인 캄보디아는 농협은행이 2018년 9월 현지법인을 인수하면서 진출한 곳이다. 인수 첫해 현지법인의 총자산은 220억 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3년 만에 총자산은 804억 원(2021년 말 기준)으로 불어났다. 현지화 전략이 먹혀 들면서 당기손익도 2018년 말 2억 원 적자에서 2021년 말 34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권 행장은 이번 출장 기간 캄보디아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는 동시에 인신매매 피해여성과 아동을 돕는 AFESIP 캄보디아를 찾아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또다른 출장지 중 하나인 싱가포르는 ‘신(新)아시아 금융허브’로 떠오른 곳이다.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싱가포르법인과 시너지는 모색하는 등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농협은행은 싱가포르 진출이나 현지법인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권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심시장의 거점 확보를 마무리하고 타깃시장별 맞춤형 모델로 본격적인 글로벌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2025년까지 전세계 12개국에 14개 이상 국외점포 운영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