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에 하늘로 떠난 발레리나 김희선…마지막 말은

156㎝의 단신 극복한 '노력파 발레리나'
"미안하다" 글 남긴 채…사인은 안 알려져
무용계·팬들 애도 "하늘서 즐겁게 춤추길"

발레리나 김희선이 지난 1일 3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국립발레단 제공

31세로 생을 마감한 발레리나 김희선이 지난 2016년 6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발레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모습. 연합뉴스

국립발레단의 주역급 무용수 김희선이 31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2일 무용계에 따르면 국립발레단 드미솔리스트인 김희선이 전날 사망했다. 사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고인은 평소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선은 키 156㎝로 발레리나로서는 최단신이었지만 피나는 연습을 거듭하며 이를 극복한 노력파로 유명했다. 중학생 시절에는 의정부 자택에서 서울 광진구 선화예중까지 매일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통학하며 연습에 매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출신인 고인은 재학시절에도 수준 높은 기량과 해석력으로 다양한 안무가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는 2015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이듬해 정단원이 됐다. 이후 입단 1년 만에 인기 레퍼토리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을 맡는 등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레퍼토리를 아우르는 무용수로 자리잡았다.



31세로 생을 마감한 발레리나 김희선이 지난 2016년 6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연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희선은 2012년 서울국제무용콩쿠르와 2013년 베를린 국제무용콩쿠르, 2013년 프랑스 그라스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했다. 2015년에는 한국발레협회 신인무용상을 거머줬고, 2016 핀란드 헬싱키 국제발레콩쿠르에서는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이력도 화려하다. 특히 그는 국립발레단의 코르드발레 무용수 시절 헬싱키 발레콩쿠르에서 여자 시니어부문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쳤다.


김희선은 지난해 1월 코르드발레에서 드미솔리스트로 승급했지만 이제 그의 무대는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그는 사흘 전 자신의 SNS에 “저에게 아낌없는 정과 관심 주시는 모든 분께 미안합니다”라는 마지막 글을 남긴 채 하늘로 떠났다.


무용계와 팬들은 실력 있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안타까워 했다. 한 무용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김희선은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노력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기량으로 극복한 훌륭한 무용수였다”면서 “이렇게 황망히 떠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의 팬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김희선이) 하늘에서 가볍고 즐겁게 춤추고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무용수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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