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안에 암호화폐 인구가 10억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한 경제 생태계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편 '크립토 시티(Crypto city)'가 암호화폐 생태계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토론자로 나선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10년 후 암호화폐의 미래를 이 같이 전망했다.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현재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투자를 시도해 본 인구가 2억여명"이라며 "이용자 곡선 흐름을 따라가보면 10년 내에 전세계 10억여명 이상으로 암호화폐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인구가 5배로 늘어나 암호화폐가 대중화의 분기점을 넘어서는 시점을 10년 뒤로 잡은 것이다. 그는 “10~20년 내에 글로벌 GDP의 상당 부분이 암호화폐 경제 생태계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의 이커머스 산업 같은 존재감이 될 것”고 짚었다.
암호화폐 경제 생태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암스트롱 창업자는 “어마어마한 트렌드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다”며 크립토 시티를 언급했다. 그는 “크립토 시티에서는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면 부동산 등기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저장되고 각종 투표 등 도시의 인프라가 블록체인 기반에 형성될 수 있다”며 사람들이 조직이나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법을 깊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션은 '암호화폐 개척자들과의 대화'라는 주제로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창업자와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의 대담 형태로 진행됐다.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창업자는 2012년 코인베이스를 창업해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키워냈다. 지난 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나스닥 시장에 데뷔하면서 포브스가 집계한 암스트롱의 순자산만 지난 1월 기준 96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코인베이스의 지분 4%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 중 하나로 캐시 우드 CEO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찬성론자다. 올 들어 기술주의 약진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암호화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올 초에 비해 17% 이상 떨어졌지만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야외 공간인 오아시스 파빌리온의 수백여명이 앉을 수 있는 객석은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빼곡하게 찼다.
암스트롱 창업자는 지난 10년 간 달라진 점으로 정부와 규제 당국의 인식을 꼽았다. 그는 "워싱턴 D.C에 가서 의원들을 만날 때면 암호화폐 찬성론자가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을 느낀다"며 "점점 워싱턴 D.C에서 암호화폐에 회의감을 보이는 이들을 찾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규제 기관의 갈 길이 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창업자는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를 수용하는 속도가 인터넷의 발전 속도에 비해 훨씬 느리다 보니 암호화폐가 기세를 못 펴고 있다”며 “규제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이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많은 금융 인재들이 전통 금융 업계를 떠나 암호화폐 업계에 합류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에릭 슈미츠 전 알파벳 회장은 인공지능(AI)의 미래를 두고 “대규모 언어 모델을 통해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에 이어질 말이나 이미지, 비디오를 예측할 수 있다”며 “5년 안에 사람을 복제(impersonation)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바이오에서 AI의 도입은 물리학에서의 수학 같은 존재감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