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에서 국정 과제로…尹 정부, 암호화폐공개(ICO) 허용 한발 더 성큼

인수위 공개한 110대 국정과제에 ICO 허용 포함
토큰 발행 자금 모집 ICO로 통칭…투자자 보호조치도 마련
국내 ICO 여건 조성…토큰은 증권형·비증권형 분류해 각각 규율
공약에 없던 증권형토큰공개(STO)도 자본시장법 적용해 허용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새 정부가 대선 공약에서 밝힌대로 암호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토큰은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분류해 각각 규제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의 근간으로 삼을 국정 비전, 국정 운영 원칙, 국정 목표에 따른 110대 세부 국정과제를 공개했다. 이번 국정과제엔 예상대로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됐다. 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투자자 보호장치가 확보된 가상자산 발행방식부터 국내 ICO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에 빠져 있던 증권형토큰공개(STO)를 법 개정을 전제로 허용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인수위는 우선 국내 ICO 여건을 조성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을 ICO로 통칭하고, 토큰의 종류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하겠다고 명시했다. 가상자산을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분류해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수위는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 규율체계에 따라 발행될 수 있도록 시장여건 조성 및 규율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 기반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을 업계에선 통상 증권형토큰공개(STO·Security Token Offering)라 부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ICO 허용은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STO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인수위가 STO도 자본시장법을 적용해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는 유틸리티·지급결제 등에 사용되는 비증권형 토큰은 국회 계류 중인 법안 논의를 통해 발행·상장·불공정거래 방지 등 규율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7년 투기 과열 등을 이유로 ICO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다수 기업이 ICO가 허용되는 싱가포르, 스위스 등으로 법인을 옮겨 암호화폐를 발행해왔다. 새 정부에서 ICO가 허용되면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도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게임 업계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플레이투언(P2E) 등의 활용 방안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P2E 게임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인수위는 국민과 한 약속을 ‘대체 불가능하게’ 지켜달라는 뜻으로 110대 국정과제 이미지를 NFT로 발행해 윤 당선인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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