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도 "자녀 의대 편입 잘못" 지적했는데…鄭 "문제 없다"

[尹정부 1기 내각 청문회]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
여야 아빠찬스 논란 집중포화에
"父 근무 학교에 자녀 못 간다는
사회적 규범 합의는 없다" 반박
"의혹 밝히려 나와" 자진사퇴 일축
아들 병역관련 MRI 자료는 제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이 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로 편입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복지위 위원들이 ‘아빠 찬스’ ‘이모부 찬스’ 의혹을 부각하며 집중포화를 퍼붓는 가운데 ‘아군’ 격인 국민의힘 의원들마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종합적 상황을 검토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인사청문회에서 “자녀가 모두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년, 아들은 2018년 각각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강 의원은 “당시 22개 대학이 모집을 진행했는데 다른 대학을 갔어도 될 것”이라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국민 정서상 혹여나 정 후보자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영향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이 오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의 뜻을 가슴 깊이 헤아린다”면서 “성인인 자녀들의 선택이 아버지가 따로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에 자녀들이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회적 규범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나도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도 정 후보자에 대해 “왜 국민들이 분노할까 생각해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 후보자는 본인 노력으로 이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회의 도움도 받았다”며 “나보다 못한 사람이나 의사 부모가 없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열린 기회를 주고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곤혹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의원은 “하지만 이는 위법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 후보자를 범죄자처럼 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을 화두로 삼았다. 이 의원이 정 후보자에게 편입 제도를 누가 알려준 것인지 묻자 정 후보자는 “그 세대는 다 알고 있는 제도”라며 “자녀들의 연령대는 고등학교 졸업 시 갈 수 있는 의대가 거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자녀들이 의학전문대학원을 가려고 할 즈음 의전원이 없어졌고, 한정된 기간 동안 그 친구들을 구제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특별 편입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도 높게 두 자녀 의혹을 추궁하며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들은 적이 있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안타깝다”면서도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고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 후보자는 “처가와 별로 안 친해” “처형은 아마 1명” 등의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지지율을 다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하며 ‘40년 지기’ 윤 당선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며 “언제쯤 자진 사퇴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의혹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며 “의혹들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세세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40년 지기와 관련해서는 “(당선인이) 대구에서 근무할 때 1년에 한 두어 번씩 봤다”며 “40년 지기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자료 제출 요구에 아들 병역 의혹과 관련한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제출했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0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5년 뒤인 2015년 신체검사에서는 척추 질환으로 4급 공익근무요원 복무로 판정이 바뀌었다. 당시 병무 진단서를 발급한 병원은 경북대 병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열린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정 후보자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한 후보자는 정 후보자 제청과 관련해 “상세한 검증에는 사실 현실적인 제약이 조금은 있다”며 “그런 점에서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또 ‘책임 총리를 이야기하는 소신 있는 총리 후보자라면 정 후보자를 감싸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총리가 되면 책임총리로서 확고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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