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월급과 적금 지원금이 내년부터 3년 간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병사 봉급 200만원’ 국정과제가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다. 2025년에는 병장에게 월급 150만 원과 적금 지원금 55만 원 등 205만 원이 보장된다.
3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병사 봉급 200만원’ 국정과제 시행으로 내년부터 봉급을 인상하기로 했다. 당초 취임 직후 봉급 인상을 단행하려 했으나 예산 확보가 녹록지 않아 내년으로 인상 시기를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 얼마를 인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가능한 예산 안에서 입영 병사 숫자를 고려해 최대한 봉급을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2025년까지 매년 이병~병장 계급별 월급을 동시에 인상한다.
2025년 병장에게 205만원을 보장한다는 목표는 분명히 했다. 이는 월급 150만원과 적금 지원금 55만원으로 구성된다. 병장 월급은 올해 67만원으로 83만원을 더 올려야 한다. 적금지원금의 경우 현재 병사들이 장병내일준비적금을 들면 지원금 14만원이 나가는데 이를 55만원을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병장 기준 150만원을 맞추면 봉급 인상 프로그램을 끝난다. 이병 월급을 병장 월급까지 추가로 올리지는 않는 것으로 계급별 월급 차는 일정 수준 유지된다.
윤 당선인의 공약 후퇴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취임 즉시 이병부터 200만원’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재정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 인상으로 선회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 의지는 강하지만 국가 재정 수요를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등 대선 때보다 국가 재정이 사실상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차기 정부는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 지원을 위한 33조 원 이상의 추경안을 준비하고 있으나 재원이 부족해 국채 발행으로 십수조 원을 충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바로 병사 봉급 200만 원을 보장한다면 국채 발행으로 병사 봉급을 맞춰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병사 봉급 200만 원을 보장하는 것은 재정상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만약 당장 6월부터 이병 봉급 200만 원을 보장하려면 추가 재원 3조 원이 필요하다. 내년부터는 추가 재원이 5조1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앞서 대선 토론에서 윤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싸잡아 “’쌍 포퓰리즘’이다.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임기 말까지 병사 봉급 200만 원 보장을 공약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