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086900)와 휴젤(145020)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지난 2일 휴젤, 휴젤아메리카, 크로마파마를 대상으로 ITC에 제기한 송이 받아들여져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주요 소송 내용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절취와 제조 공정 관련 영업비밀 도용 혐의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의 조사 착수 결정으로 휴젤의 불법행위가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허위 주장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각각 법률 대리인을 통해 소송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법률회사(로펌)인 퀸 엠마뉴엘 어콰트앤드설리번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휴젤도 지난달 미국과 한국에 각각 로펌을 선임을 마쳤다. 구체적은 로펌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게 휴젤의 입장이다.
본격적인 소송전이 불이 붙으면서 양측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주요 쟁점에 대한 각사의 주장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이번 ITC의 조사 착수는 어떤 의미인가?
▲메디톡스=소송 제기부터 당연한 수순. ITC 제소할 사안이라는 게 확인됐으니 본격적으로 혐의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메디톡스는 이번 소송을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뿐만 아니라, K-바이오의 음지에 고질적 병폐로 남아 있는 악의적 기술 탈취 행위를 바로 잡는 계기를 만들겠다.
▲휴젤=조사 개시 결정은 조사 요청에 따라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절차일 뿐 메디톡스의 주장에 어떠한 근거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앞으로 진행되는 ITC 조사가 제품의 품질로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고, 거짓 주장과 편법을 일삼는 비정상적인 경영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혼탁하게 하는 메디톡스의 허위 주장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Q. 균주 출처가 핵심인데 진실은 무엇이라고 보나?
▲메디톡스=제소장에는 한국의 저명한 미생물학자인 카이스트의 S교수를 통해 휴젤 대표를 역임한 문경엽 박사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을 도용한 정황을 적었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내용은 소송에 활용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개된 내용으로는 2001년 S교수가 예고 없이 메디톡스 창업자인 정현호 박사의 선문대 연구실을 방문했고, 이후 문경엽 박사가 S교수의 삼성생명과학연구소(SBRI) 연구실에서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배양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황을 증명할 조사는 균주 염기서열 분석 등을 통해 ITC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
▲휴젤=2009년 부패한 통조림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분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휴젤 균주는 'CBFC26'으로 명명한 균주이다.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하는 음식물류를 수거해 부패를 진행시킨 뒤 혐기배양 후 'clostridium botulinum toxin type A'로 추정되는 세포를 분류 및 분리해 실험을 반복한 결과 선정한 26번 균주에서 기원한다. 2016년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하는 음식물을 부패시켜 균주를 확보했다고 말을 바꿨다는 메디톡스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부패한 통조림 캔과 폐기처분한 음식물은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이다.
Q. 왜 이 시점에 미국에서 소송이 벌어졌나?
▲메디톡스=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대웅제약(069620)과의 경험에서 ITC를 활용하는 게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는 데 가장 빠르고 정확하며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ITC는 영업비밀을 보호하면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가 잘 돼 있고, 자료 제출 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패소하는 제도도 있어 결과도 신속하게 나온다. 따라서 휴젤이 미국 진출을 앞둔 시점에서 ITC 제소 조건이 충족됐을 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휴젤=정당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해 6년 연속 국내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중국,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한국 톡신 산업의 위상을 높여온 업계 1위 기업인 당사를 상대로 메디톡스가 이제 와서 부당한 의혹을 제기한 것은, 당사의 미국 시장 진출이 눈앞으로 다가옴에 따른 전형적인 ‘발목잡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Q. 향후 계획은?
▲메디톡스=조사에 성실히 임해서 원하는 결과를 내겠다.
▲휴젤=모든 법적 절차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임함으로써 메디톡스의 음해와 비방은 불식시키고, 휴젤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겠다.
한편, 주식 시장에서는 양사의 주가가 엇갈렸다. 휴젤은 ITC 조사 착수 소식에도 주가가 3.6% 오른 12만 9400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매디톡스는 보합세를 보이다가 0.4% 하락한 13만 60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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