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서 실종된 선원 2명 이틀째 수색…정부, 北에 협조요청

통일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 통해 협조 요청…아직 무응답

사진=인천해양경찰서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상에서 까나리 조업 중이던 선원 2명이 실종된 가운데 해경의 수색 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북한 당국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3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전날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4.97t급 어선 선장 60대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30대 선원 B씨를 찾기 위해 백령도 남방 어장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이날은 해경과 해군 함정, 관공선, 민간 선박 등 70척과 항공기 3대가 투입됐다. 해경과 해군은 전날 야간에도 함정과 관공선 등 34척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실종자들을 찾지 못했다.


해경은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가까이 표류한 해당 선박에 소형 보트로 접근한 뒤 인근 백령도 항구로 배를 옮겼다.


조사 결과 까나리잡이 어선인 이 배는 전날 오후 1시 55분께 백령도 장촌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출항 전 해경 백령파출소에 승선 인원을 2명으로 신고했고, 항구 일대 폐쇄회로(CC)TV에도 A씨 등 2명이 배에 타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사고 이후 해경이 확인한 선원 명부에는 B씨가 아닌 우리나라 국적 선원 1명만 등재돼 있었고, 이 선원은 1년가량 전부터 배를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선원이 바뀌면 바로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고 해역 조류가 2∼3노트로 빨라 수색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A씨가 출항 전 지인들에게 '닻 작업을 하겠다'고 이야기한 점 등으로 미뤄 해당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닻 작업은 어선이 그물을 치기 전 미리 어장을 표시하기 위해 바다 곳곳에 대형 닻을 떨어뜨려 놓는 작업이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30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인근 북방 3.7㎞ 해상에서 4.97t급 어선이 표류하고 있다는 해군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은 현장에 경비함정을 투입해 어선을 수색했으나 A씨와 B씨 모두 배 안에 없는 상태였다.


수색 작업과 관련해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한 개시 통화에서 북측에 선원들의 실종 사실을 설명하고 표류 인원이 확인되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오후 5시 현재 아직 북측의 관련 답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의 답변이 오는대로 관련 부처와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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