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월성원전·블랙리스트 마무리 수사 가능할까

'검수완박' 소급적용 부칙 빠져
대검, 법무부서 유권해석 받아
"시행령 안나와 단정못해" 의견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입법 절차가 완료됐지만 대장동, 월성 원전, 산업부 블랙리스트 등 그동안 검찰이 수사해온 사건은 검찰이 마무리할 전망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수정되는 과정에서 ‘소급 적용’을 명문화한 부칙이 제외됨에 따라 이미 입건한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법무부로부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 후 4개월 뒤에 시행돼도 이미 수사 중인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 시행 전 입건한 사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5일 발의한 검수완박 법안 원안에 포함된 ‘경과조치’ 관련 부칙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제외되면서 나왔다. 처음 발의됐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법 시행 당시 검찰에 수사 계속 중인 사건은 해당 사건을 접수한 지검·지청 소재지 관할의 지방경철청이 승계한다(부칙 제2조)’, 검찰청법에는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범죄수사 사무는 경찰청이 승계한다(부칙 제4조)’ 등의 규정이 각각 포함됐다. 이에 따라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주요 권력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하지만 검수완박 법안이 수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경과조치 관련 부칙은 모두 빠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입건한 사건들은 검수완박 법안에 구애되지 않고 그대로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선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수완박 법안의 부칙은 2019년 검경수사권을 조정할 때 개정 법률안의 구성과 같다”며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에도 부칙 조항에 따라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계속 맡는 것으로 정리한 만큼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앞서 검수완박 법안에는 경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는 부칙이 있었지만 이번에 통과한 검찰청법 개정안에는 검찰의 직무에 대해 ‘이 법 시행 이후 공소를 제기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만 적혀 있다”며 “이전 수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검찰에서 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아직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아직까지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맡을 수 있을지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새 정부 출범 후 시행령을 바꾸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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