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에너지믹스’ 전환에 해상풍력발전 신산업 창출 기대감 커진다

재생에너지 고도화도 국정 과제 포함
4차 산업기술과 연계 공식화에
부산·경북·전남·울산 등 반색
원전 생태계 복원 최우선 내세워
"사업 추진 시기 지연" 우려도

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10MW급 ‘한국형 해상풍력 부유체’ 예상도. 자료 제공=현대중공업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고도화하는 ‘에너지믹스’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이 안도하고 있다.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자칫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지만 4차 산업기술과 연계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신산업을 창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라남도는 신안군에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완료되면 전남은 2030년까지 민간자금 등 48조 5000억 원을 투입해 450개 기업을 유치하고 1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0GW 규모로 해상풍력단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울산시도 동해가스전이 있는 남동쪽 해상에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석유공사를 포함해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등 8개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로는 세계 최대인 9GW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로 바로 전력을 보낼 수 있고 수명이 다한 동해가스전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 면에서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시도 해운대 청사포 일대에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 시행사로 참여하는 지윈드스카이가 중소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4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사업 추진을 놓고 지역 주민들의 찬반이 엇갈리면서 행정절차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당초 이들 지자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원전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이후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새 정부가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골고루 발전시키는 에너지믹스를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보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산업을 고도화하고 고효율·저소비형 에너지 수요관리 혁신, 4차 산업기술과 연계한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명문화했다”며 “재생에너지 중에서 상대적으로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고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해상풍력발전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새 정부가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만큼 해상풍력발전 사업의 추진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쟁력을 잃은 원전산업에 예산이 우선적으로 투입될 경우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전 집적지인 경상북도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 발표를 가장 반기고 있다. 원전산업 활성화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가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현재 추진 중인 해상풍력발전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현재 경북은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공모에 선정돼 영덕군 일대에 해상풍력발전단지, 풍력리파워링단지, 신재생에너지산업혁신단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경제성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원자력발전과 해상풍력발전을 상호보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원자력을 기저 발전원으로 하되 대규모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해상풍력을 병행하는 에너지믹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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