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3% 뚫었다…주가 하락·부동산 버블 붕괴 거센 경고음

41개월만에…장중 3.008%까지
FOMC서 '공격적 긴축' 확실시
국채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 커
월가 "S&P 17% 떨어질수도"
모기지금리 5.55%로 치솟아
과열 美 주택시장 급랭 우려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돌파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앞으로 다가온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초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 결과다. 미국 가계·기업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과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008%까지 올라 2018년 1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었다. 이후 상승분을 반납해 2.98%로 장을 마쳤지만 올해 초 1.6%대에서 불과 4개월 만에 2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이는 3~4일 열리는 FOMC를 앞두고 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나타난 결과다. 5월 FOMC에서 연준은 22년 만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린 0.75~1.00%로 결정할 것이 확실시되며 9조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금리와 같이 움직이는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연준이 그동안 사들였던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시장에 쏟아낼 것으로 보이자 미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급등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금리 상승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기준금리가 올해 말 2.5%에 가까운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미 기준금리가 물가를 잡기 위해 결국 3%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 대량의 미 국채 매각이 추가로 진행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채금리는 미국 내 모기지·기업 대출, 학자금 대출 금리 등 모든 금리와 연동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채권금리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WSJ는 “주식 등 위험자산이 추가로 하락하는 등 경제의 많은 부분이 더 악화하는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경제는 디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해왔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종가 기준 3%를 넘긴 것은 그사이 64일밖에 없었다. 이제 본격적인 금리 상승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도 지난 10년간 좀처럼 보지 못한 현상들과 마주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현 수준보다 17%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부풀어 올랐던 미국 주택시장도 위태로워졌다. CNBC는 모기지뉴스데일리를 인용해 이날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고정금리 상품 기준)가 5.55%로 연초 3.29%에서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주택 수요는 식지 않아 미국의 3월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19.9%나 급등했다. 이에 주택 구입자가 매월 부담하는 원리금은 최근 평균 180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나 크게 올랐다. 지난달 21일 기준 소득 대비 주택구입비용지수는 32.5에 달했다. CNBC는 역사적으로 이 지수가 21을 넘으면 주택시장이 냉각됐다고 짚었다. 자칫 주택시장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낮아 기업이 돈을 빌려 투자할 유인이 여전히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의 명목 기준금리가 상승해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같이 올라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금융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 10년물 금리는 이날 0.16%로 2018년 후반 1.2%에 육박했을 때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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