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의 文초상화, 靑 걸렸다…"역사의 자리 들어가셨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국무위원들과 문 대통령의 초상화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문 대통령의 초상화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국무회의는 국무위원 등 회의 참석자 전원이 모두 앉을 수 있는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청사와 화상 연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청와대 본관 세종전실에 걸린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국무위원들과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중앙 무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김형주라는 청년 작가가 어려운 시기에 임기 마지막까지 수고가 많으시다고, 말하자면 자기가 응원하는 마음으로 성의껏 그려서 보낸다고 이런 선물을 나한테 보내왔다"고 국무위원들에게 초상화에 담긴 스토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보지 않고) 그냥 받아 두었는데, 나중에 초상화 (그려야) 하는 시기가 와서 새삼 새롭게 할 것 없이 이 초상화가 어떤 의견을 들어보니 청와대 내부에서는 다들 작품이 좋다고 평가가 됐다"며 "전문가들도 대체로 그런 의견이라 굳이 옛날 같은 방식(초상화 작가를 섭외해서 그리는 것) 없이 이왕에 선물로 받은 초상화를 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3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제20회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대통령 초상화 공개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또한 "초상화 장르의 대가인 분들은 그런 절차로 초상화가 선정되는 것을 아쉬워할 수는 있다"며 "그분들께 양해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박근혜·이명박··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의 초상화와 나란히 걸린 본인의 초상화 앞에서 서자 국무위원들은 "역사의 자리에 들어가셨다", "박수 한 번 쳐 주시죠"라고 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선물로 보내왔지만 그림 값은 지불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조금 아끼기는 했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전통적으로 국무회의가 개최돼 온 청와대 본관 세종실의 전실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며 "오늘 국무회의 시작 전 문재인 대통령의 초상화를 공개했고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본인의 초상화에 대해 소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 부대변인은 "중앙 무대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1980년생 창원 출신 김형주라는 청년 작가가 문 대통령에게 보내온 선물을 공식초상화로 선정했다"면서 "공식 초상화인 만큼 초상화 분야의 대가에게 제작을 의뢰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지방의 청년 작가가 성의를 다해 보내온 작품을 채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신 부대변인은 "초상화를 그린 이 청년 작가를 아쉽게도 문 대통령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고 약간의 보정작업도 직접 보지는 못한 상태에서 진행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의 한국화로 인물화를 그리는 대가인 손연칠 선생님의 초상화도 언급하며 앞으로는 한국화를 공식 초상화로 선택하는 것 또한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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