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 체제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 "러 핵무기 사용은 인류 종말 신호탄" 비판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60)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반체제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60)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선전'을 비난하며 인류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라토프는 앞서 지난 3월에 우크라이나 난민과 어린이 치료에 쓰고 싶다며 노벨평화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무라토프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 언론 자유의 날 행사에서 “러시아 정부가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핵 관련 정보들을 노출시켜 핵무기 사용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있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계속될 경우 이런(핵무기) 끔찍한 무기들이 사용돼야 한다는 말도 듣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월 핵 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으며, 이후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암시했다.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핵무기 배치가 전쟁의 끝이 아닌 인류의 종말이 될 것이며, 오늘날 러시아에서 가장 무서운 점은 푸틴이 절대적이고 무제한적인 권력을 획득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무라토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치하에서 언론인이 암살당하고 독립 매체들이 폐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해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한 세상에서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들의 기수"라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향하는 기차 객실에서 신원 불명의 남성 2명이 아세톤 성분이 함유된 붉은 페인트를 무라토프에게 뿌리고 도망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서 무라토프는 얼굴과 가슴, 손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 쓴 모습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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