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을 확정했지만 해당 아파트 예비 입주자 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입주 예정일이 올해 말에서 6년가량 지연되는 만큼 이에 따른 보상 처리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예비 입주자 대표 단체 격인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총 847명의 예비 입주자는 철거 및 재시공 기간 추가로 생기는 주거비 문제를 두고 내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HDC현산과 협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화정아이파크의 기존 입주 예정 시기는 올해 11월이었지만 HDC현산이 당장 철거에 착수하더라도 70개월 이후인 2028년 5월에야 입주가 가능하다. 당초 예정보다 최소 5년 4개월(64개월)의 입주 지연 기간이 발생한다. 이 기간 상당수의 예비 입주자는 대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전월세를 살아야 한다.
이승엽 입주자협의회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입주 예정자는 모두 분양권 소유자인데 현행 법령상 분양권은 주택 수에 포함돼 입주 때까지 자가 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부분 입주 예정자가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월세를 살며 이에 따른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피해 보상책을 시공사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 관계자는 “4일 발표한 피해 보상·공사 비용 2000억 원 외에도 지난해 4분기 회계상 손실로 처리된 1700억 원이 있다”며 “총 3700억 원의 범위 내에서 철거·재시공 작업 및 피해 보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 의사를 표했다.
잔여 분양 대금의 납부 시기 및 지체보상금을 둘러싼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정아이파크 예비 입주자는 계약금(분양금의 10%)과 4회차 중도금(40%)까지 납부해 총 분양 대금의 50%를 납부했다. 5회차 중도금 납부는 올해 3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직후 무기한 연장됐다. 문제는 기존 납입 대금에 연동해 발생하게 되는 지체보상금이다. 현재 계약서상 공기 연장에 따른 지체보상금은 기존 납입된 분양 대금에 연동돼 있어 분양 대금 납입액이 많아질수록 보상금 또한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입주자협의회는 가능한 빨리, 시공사는 늦게 중도금을 납입하기를 원할 수 있다.
이 대표는 “HDC현산이 본래 철거 및 재시공 기간으로 80개월을 제시했다가 일주일 만에 기간을 70개월로 단축했다”며 “손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 관계자는 “지체보상금은 예비 입주자들께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주택법상 중도금 4회차부터는 공사가 50% 이상 완료된 후 받을 수 있어 재시공 공정이 일정 비율 이상 진척돼야 중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관계 기관과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