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의 대남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인정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미국의 사드(THAAD)나 이스라엘의 애로3를 도입하거나 한국판 사드인 ‘L-SAM 2(엘샘2)’ 조기 전력화 등의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산 엘샘2를 빨리 개발할 수 있으면 그것을 선택하겠지만 개발 기간이 길어질 경우 먼저 사드나 애로3를 해외에서 구입해 상층 영공에 대한 미사일 방어 공백을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5일 평양 열병식 연설을 통해 핵 선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원래 핵이라는 것은 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통념이 돼 있는데, 북한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핵을 가지고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이 선제 핵 공격을 할 경우) 남한도 대상이 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지금 당장은 우리가 북한 핵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의 확장 억제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국가 이익 차원에서 동맹을 강화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없으니 우리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한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 방향에 대해 이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사시 상층·저층 상공에서 적의 미사일을 여러 번 요격할 수 있는) 다층적 요격 체계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드는 그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엘샘2도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추진해) 조기 전력화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로3도 (사드 등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엘샘2를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판단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엘샘2 국내 개발 시 전력화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면 안보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에는) 조기에 배치할 수 있는 사드나 애로3 등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북한에 대해 “지금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우리 국민은 상당히 불안해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북한은 우리의 분명한 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방백서에 (북한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과거 주적 또는 적, 위협 등 여러 형태로 표현했는데 이번에 새로 발간되는 백서에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지 한 번 검토해보겠다”며 신중론을 나타냈다. 대신 군 장병들의 정신 교육 교재에는 북한이 적임을 분명히 명시할 것이라고 이 후보자는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채택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이 후보자는 폐기하지 않을 것임을 못 박았다. 대신 “합의 취지에 맞게 남북이 잘 이행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언젠가는 가져와야 하고 최대한 조기에 가져와야 한다”며 “최대한의 조건이 조기에 충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 조건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06년 한미 양국이 (전작권 환수를) 최초에 합의했을 때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기도 전이었다”고 부연했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들어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해당 사항을 일본 헌법이 금지하고 있고 미일 협력 지침에도 대한민국의 승인·요청 없이 자위대가 들어올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시 한남동 외교부 관사를 관저로 쓰는 것에 대해선 "사용이 일시적이라고 알고 있다"며 "관저를 새로 지으면 옮기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