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창용 첫 의결 안건은 케뱅…가계대출 실태 '현미경 검사'

공동검사 요구안 금통위서 통과
자산 건전성 등 금융 리스크 파악
중앙銀 역할 확대 선언후 첫 행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 기자단 상견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은행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케이뱅크에 대한 공동 검사 요구안이 의결됐다. 금융기관에 대한 업무 검사 권한이 있는 한은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를 검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가 중앙은행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가계 대출 리스크 등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예상된다.


4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달 28일 열린 정례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에 대해 케이뱅크에 대한 공동 검사를 요구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수립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금통위 의결을 통해 금감원에 공동 검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한은은 감독권이나 단독 검사권이 없기 때문에 금감원과 공동 검사만 가능하다. 검사 요구에 앞서 사전 조율을 거치는 만큼 금감원도 검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공동 검사는 제재 심의가 아닌 사전 리스크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다.


한은은 이번 검사를 통해 거시 건전성 측면에서 케이뱅크의 시스템 리스크 요인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자금 조달과 운용 현황 등 전반적인 경영 실태, 가계 신용대출의 잠재 리스크 등 금융 안정 유의 사항, 통화신용정책 관련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게 된다. 케이뱅크에 대한 첫 검사인 만큼 결제 리스크 관리와 한은 금융망 이용 적정성까지도 두루 살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 대출 취급 실태, 자산 건전성 관리 실태 등 각종 리스크 점검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이번 공동 검사 요구가 정기 검사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에 이어 올해 케이뱅크 검사에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검사 대상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공동 검사는 제재 심의가 아닌 사전 리스크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다”며 “지난해에도 카카오뱅크에 대한 첫 공동 검사를 포함해 은행권 4~5곳을 대상으로 검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역할 확대를 강조해온 이 총재가 취임 후 첫 금통위에서 케이뱅크 공동 검사 안건을 의결한 만큼 한은의 검사 권한 확대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단독 검사권 필요성에 대한 질의에 “금융기관 자료 제출 및 공동 검사 요구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금감원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해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제약된다”며 “금융 안정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려면 (단독 검사권과 같은) 금융 안정 관련 권한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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