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방도 못챙긴 클레이튼…NFT 1위 메타콩즈도 탈출

보유자 97% 이더리움 이전 찬성
잦은 오류·글로벌 확장성 한계
실타래 등 '脫클레이튼' 가속화

국내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들이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떠나고 있다. 클레이튼의 잦은 오류와 글로벌 확장성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되면서 토종 NFT들의 ‘탈(脫)클레이튼’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는 최근 기반 체인을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기기로 했다. 메타콩즈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NFT 보유자(홀더)들을 대상으로 체인 변경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96.7%가 체인 변경에 찬성했다. 메타콩즈는 세계 최대 규모의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시’에서 클레이튼 부문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GS25·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유명 기업들과 협업하며 입지를 굳힌 메타콩즈가 클레이튼을 떠나기로 한 것은 ‘글로벌 장벽’ 때문이다. 클레이튼의 경우 국내 이용자의 관심을 환기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보니 해외 기업이나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강민 메타콩즈 대표는 “글로벌 확장성에 관한 고민이 이번 체인 변경을 추진하게 된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가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NFT 보유자(홀더)를 대상으로 체인 변경 투표를 진행했다. 나흘간 이뤄진 투표에서는 투표자의 총 96.7%(4096표)가 메타콩즈 체인을 기존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기는 데 찬성했다. 메타콩즈 디스코드 화면 캡처

메타콩즈와 함께 다른 국내 NFT 프로젝트들도 속속 클레이튼을 떠나고 있다. 올해 1월 NFT 발행(민팅) 1초 만에 물량 9500만 장이 소진되며 화제를 모은 ‘실타래’ NFT도 최근 체인을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이전했다. 또 다른 NFT 프로젝트 ‘젤리스페이스’도 현재 체인 변경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내 NFT 프로젝트들의 클레이튼 이탈이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카카오가 글로벌 공략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내수용이라는 클레이튼의 꼬리표를 쉽게 떼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는 클레이튼 운영사를 국내 자회사 그라운드X에서 싱가포르 자회사 크러스트로 옮기고 블록체인을 ‘글로벌 진출 핵심 사업’으로 꼽은 바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의장직을 내려놓고 싱가포르를 오가며 블록체인 사업을 직접 챙기는 등 육성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노력에도 클레이튼은 아직까지 뚜렷한 글로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내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의 오류·장애 등도 잦다 보니 국내 상위 NFT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을 사용할 유인이 사라지는 듯하다”며 “국내 NFT 프로젝트들의 체인 이전은 보유자들이 더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의 경우 수수료도 (타 체인에 비해) 저렴하고 국내 이용자가 많아 초기에는 마케팅 측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그게 역으로 보면 약점이 된다”며 “그래서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글로벌 결제 등이 가능한 이더리움·바이낸스체인 등으로 이전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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