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공사도 멈추나…"납품단가 연동제 시급"

■중기중앙회, 민주당과 ‘중소기업계 민생현안 간담회’
알루미늄 등 원자재값 급등에도
인상분 반영 안돼 내주 '셧다운'
계약파기 등 생존 위한 목소리
김기문 회장 "조속 법제화"촉구
박홍근 원내대표 "속도 내겠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김기문(오른쪽) 중소기업중앙회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기중앙회

“창호·커튼월 프레임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의 가격이 지난 1년 간 약 2배 올랐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이 같은 원자재 인상분을 전혀 반영할 수 없어 엄청난 손실을 떠안고 있습니다. 결국 다음 주 전국의 모든 현장의 건설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을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도저히 살 방법이 없습니다.” (유병조 한국창호커튼월협회장)


계속되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뛰는 원자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탓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게 중기인들의 호소다. 이에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바로 반영시킬 수 있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법제화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4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함께 ‘중소기업계 민생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홍성규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해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


중기업계는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기업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 ‘셧다운’, ‘계약 파기’ 등 극한 움직임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연구원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이 최대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번에 폭등한 원자재 가격까지 중소기업들이 떠안게 된다면 존립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공급원가 중 원자재 비용은 59%를 차지하는 반면 원가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약 50%에 이른다. ‘납품대금 조정협의’와 같은 제도가 있음에도 유명무실하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조정협의에 나설 수 있는 조건 자체가 까다로운 데다 선뜻 대금 조정을 요구했다가 거래가 끊길 수도 있다고 중소기업들은 우려하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성진 청송건설 대표도 “전문건설업체는 원자재 가격 폭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계약을 체결할 시점에 비해 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79%에 달하는데 연동제가 없다 보니 보상 받을 길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으로 갑과 을의 하도급 관계에서 권리를 제대로 주장할 수 없다”며 “불가피하게 파업을 해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에 중기업계는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후보가 모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약속했던 만큼 입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회장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매출 의존도가 80%가 넘다 보니 납품단가 얘기를 꺼냈다가는 오히려 거래가 끊길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발적인 상생의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법으로 규정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여야 대선 후보들이 공통 공약 내걸었던 만큼 빨리 입법으로 뒷받침하자고 국민의힘을 압박할 것”이라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을) 원내대표가 관리하는 중점법안으로 매일 챙길 방침”이라고 했다. 현재 관련 법안으론 김경만 의원이 발의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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