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 A씨의 아파트가 가압류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4-2단독 송혜영 부장판사는 우리은행이 A씨를 상대로 낸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이달 2일 받아들였다.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총 6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횡령액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받은 계약보증금으로, 계약이 불발되면서 매각 주간사 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이 특별관리계좌에 보유 중이었다. 이후 은행이 이를 이란 측에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A씨의 횡령 사실이 발각됐다.
A씨는 은행 측이 지난달 27일 경찰에 고소하자 자수했고 같은달 30일 구속됐다. 횡령액 일부를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받은 A씨의 동생도 공모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액을 파생상품과 동생 사업 투자금 등으로 썼고 대부분을 잃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와 동생의 집,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고, 은행 회계장부와 A씨가 사용하던 PC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A씨 형제의 금융계좌를 추적해 자금 흐름을 살피는 한편 또 다른 공범이 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발견 재산 가압류 등 횡령 금액 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손실 금액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