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여행수요 '역대급'…럭셔리·장기체류, 뉴노멀된다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경험의 質 중시…메리어트 "럭셔리 계열 비중 급증"
에어비앤비, 1분기 숙박 예약 건수 1억건 첫 돌파
유연근무로 '일·여행' 병행…5건중 1건 '4주 이상'

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2'에서 스테파니 린나츠(왼쪽 두 번째)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사장, 캐서린 파월(오른쪽 두 번째) 에어비앤비 글로벌호스팅총괄 등이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정혜진 특파원


“올여름 역대급 여행 수요가 몰려올 겁니다.” (스테파니 리너츠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사장)


여러 업계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기를 이유로 올 2분기 어두운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숙박·항공·크루즈 등 여행 업계는 예외적으로 역대급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대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무 방식이 유연해지면서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형태의 장기 여행 수요와 여행 경험의 질을 높이는 럭셔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2'의 ‘여행의 귀환’ 세션에서 스테파니 리너츠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사장은 “1분기 실적이 선방했고, 특히 리츠칼튼·세인트레지스 등 럭셔리 계열의 비중이 30% 가까이 늘면서 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팬데믹 초기만 해도 25%의 호텔 체인이 문을 닫아야 했던 데 반해 1분기 매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해 불과 4% 떨어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파니 리너츠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사장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도 1분기 숙박 예약 건수가 처음으로 1억 건을 넘어서면서 역대급 수요를 나타냈다. 예약 건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보다 오히려 26% 늘었다. 캐서린 파월 에어비앤비 글로벌호스팅총괄은 “이전에 관리하던 호스팅 업체 수가 400만 곳가량이었는데 최근 활성 호스트 수가 600만 곳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일과 여행 병행 △장기 숙박 △럭셔리를 키워드로 꼽았다. 파월 총괄은 “데이터상으로 보면 7일 이상의 숙박 건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며 “28일(4주) 이상의 장기 체류 카테고리도 1분기에 예약된 총 숙박 5건 중 1건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출근과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늘어나고 일부 회사는 1~3개월의 원격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여행과 일상을 함께할 수 있어 나타난 변화다.



캐서린 파월 에어비앤비 글로벌호스팅총괄 /AFP연합뉴스


도심 숙박 포트폴리오 위주의 수요가 크게 늘고 럭셔리 계열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다. 럭셔리 호텔을 주력으로 삼은 브래마호텔앤리조트의 리처드 스톡턴 최고경영자(CEO)는 “럭셔리 계열의 매출이 늘면서 1분기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이 2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여행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렌터카 요금이 평균 20% 이상 올랐고 평균 숙박 요금은 10% 이상 상승했다. 항공 요금도 조만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리너츠 사장은 “수요에 따라 가격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럭셔리 계열 호텔의 요금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을 하려면 되도록 빨리 예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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