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넣었더니…당뇨병 없는 일반인도 '뜻밖의 결과'

美 연구팀 "인슐린, 코로 분무하면 인지기능 개선 가능"
당뇨병 환자, 보행 속도 빨라지고 인슐린 수치 줄어
당뇨 없는 실험군도 집행기능·언어기억력 개선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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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을 코에 분무하면 인지 기능과 언어 집행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신경과 전문의 베라 노바크 연구팀이 2형 당뇨병을 겪고 있거나 전당뇨(pre-diabetes)이거나 당뇨병이 없는 사람 총 223명(50~85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시험(MemAID)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당뇨는 공복 혈당이 정상 범위의 상한선인 99mg/dL을 넘고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6mg/dL에는 못 미치는 경우(100~125mg/dL)를 말하며, 127mg/dL을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연구팀은 임상시험 참가자 중 당뇨병 환자의 절반(51명)과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절반(58명)에만 전자분무기로 인슐린(40IU)을 하루 한 번 코에 분무하고 나머지 절반(대조군)에는 인슐린 대신 멸균 생리식염수(sterile saline)를 코에 뿌렸다.


임상시험은 누구에게 어떤 것이 분무 됐는지를 당사자와 연구자가 모두 모르게 하는 이중맹(double-blind) 방식으로 24주 동안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여러 가지 공인된 테스트 방법으로 보행 속도, 주의력, 기억력, 집행기능, 기분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 스프레이가 분무 된 그룹은 임상시험 전보다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뇌 혈류량이 증가하는 한편 혈중 인슐린 수치가 내려갔다. 보행 속도는 인지기능 저하, 입원, 사망 위험의 중요한 예고 지표가 될 수 있다. 이 그룹은 특히 기획, 문제 해결, 판단, 실행 등 주요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전두엽의 혈류가 증가하고 우리 몸이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인슐린 내성이 줄어들었다.


한편 당뇨병이 없는 사람 중 인슐린 스프레이 그룹은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ing)과 언어 기억(verbal memory)이 개선됐다. 집행기능은 주의력, 집중력 등 사고, 추론(reasoning)과 관련된 기능, 언어 기억은 단어, 문장, 이야기 같은 언어적 재료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 특히 당뇨병의 전단계인 전당뇨에 해당하는 사람 중 인슐린 스프레이가 분무 된 그룹은 집행기능과 언어 기억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인슐린 스프레이를 2형 당뇨병과 노인성 인지기능 저하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슐린 스프레이 분무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저혈당이나 체중 증가 같은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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