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백에 있던 공을 다 잃어버렸어요.”
6일(한국 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TPC 포토맥 앳 아버넬 팜(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1라운드를 마친 매슈 울프(23·미국)는 이같이 말했다.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슬럼프에 대해 먼저 얘기할 만큼 아직은 불안하다. 울프는 “최근 집 근처 코스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공을 자꾸 잃어버렸고 결국 백에 있던 공을 다 써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해 네 번 컷 탈락했다. 나머지 3개 대회에서는 64위, 공동 61위, 공동 60위에 그쳤다. 한때 12위까지 올랐던 세계 랭킹은 현재 54위까지 내려가 있다. 65타는 올 들어 개인 최소타다.
미국 골프닷컴은 울프의 슬럼프를 조명했다. 오클라호마주립대 시절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챔피언십 개인전에서 우승한 울프는 2019년 PGA 투어에 데뷔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PGA 투어 3M 오픈에서 프로 전향 한 달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듬해 출전한 메이저 대회 US 오픈에서는 54홀 동안 선두를 유지하다 최종 라운드에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 밀려 준우승했다. 울프는 스윙 직전 춤추듯 ‘움찔’하는 독특한 스윙 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으로 각광 받던 선수였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과 콜린 모리카와(미국)의 무서운 상승세도 울프의 슬럼프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2019년 PGA 투어에 데뷔한 세 선수는 PGA 투어 신인상 후보에 함께 거론될 만큼 막상막하였다. 하지만 메이저 2승을 올린 모리카와와 세계 랭킹 6위에 올라있는 호블란과 비교하면 지금의 울프는 너무나 초라하다. 울프는 “호블란과 모리카와는 정말 좋은 친구들”이라며 “그들이 이룬 모든 성공은 훌륭하고 나로서도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를 그들과 함께 엮어 너무 많은 압박과 기대를 하는 것 같다. 그 기대를 따라가는 것이 정말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울프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슬럼프를 벗어나려는 노력도 계속 하고 있다. “(어쨌거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현재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나를 부러워할 것”이라며 “내일 어쩌면 90타를 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대회에 우승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제이슨 데이(호주)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3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7타로 김시우(27),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과 함께 공동 1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