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레이딩업]아프리카 녹색 프로젝트에 기회 있다

손병일 KOTRA 아프리카지역본부장
친환경 에너지자원의 보고 아프리카
기술·재원 부족에 잠재력 발휘 못해
韓, 7800㎞ 규모 녹색숲 구축 참여땐
연계사업·교역확대 등 진출 길 열릴것









세계기상기구(WMO)의 아프리카 기후 보고서는 현재 속도로 지구 평균기온이 오르면 2040년께 아프리카 최고봉인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산, 케냐의 케냐산, 우간다의 르웬조리산에 있는 빙하가 모두 녹아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곡물 수확량 감소로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등 아프리카 저소득 국가의 열악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후변화로 인한 아프리카의 피해는 적지 않다. 2017년과 2019년에 남아공 콰줄루나탈주에 홍수가 발생해 약 1000가구를 휩쓸어 갔으며 올해는 6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로 약 450명의 사망자, 4만 명의 수재민과 약 7000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피해를 겪는 나라는 남아공뿐만이 아니다. 2021년에 사이클론 ‘엘로이즈’가 아프리카를 강타해 약 18만 명이 피해를 봤으며 이러한 재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기 보급률이 48.4%(2020년 세계은행 기준)에 그치는 열악한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아프리카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주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제한하고 태양광·풍력과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경제 구조를 친환경·저탄소의 형태로 전환하고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로 경기 부양과 고용 촉진을 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협력 의지가 확대되고 선진국의 투자가 친환경·저탄소 발전에 집중되는 지금, 기후변화는 아프리카 경제 발전의 주요 패러다임이다.


아프리카는 태양광·지열·수력·풍력과 같은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술과 재원이 부족하다.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은 탄소세 등 관련 법령 제·개정 등으로 탄소 중립 기반을 마련 중이나 국가 재원이 부족한 탓에 관련 산업의 확대 속도가 더디다. 공적개발원조(ODA)나 다자개발은행(MDB)을 통해 자금을 이미 확보한 정부나 기업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아프리카 대륙 차원에서 추진되는 녹색 프로젝트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아프리카연합(Africa Union) 20개의 회원국은 아프리카 동·서부를 연결하는 약 7800㎞의 녹색 장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 11개 나라를 통과하는 초대형 숲을 만들어 황폐해진 사하라사막 남쪽 지역을 복구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1억 ㏊의 산림을 조성해 2억 5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1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기아·굶주림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 비중이 크며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와 설비·제품의 진출이 유망하다. 노후화한 발전 설비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해 에너지 자립도와 수급 안정성을 높이려는 수요도 크다. 한국 기업이 보유한 신기술, 관련 제품에 대한 평가와 관심이 높은 편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에 긍정적이다. 특히 변압기·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종 전력 기자재와 스마트 그리드 운영을 위한 관련 소프트웨어, 태양광 전지 및 모듈 등의 시장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아프리카는 산업화의 후발 주자로 세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낮은 대륙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즉,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 시대가 당면한 중요한 해결 과제 중 하나다. 한국에는 미개척 시장으로 교역 확대는 물론이고 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신규 사업 기회가 많다.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해 아프리카의 지역 문제와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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