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정책이 '빅스텝'(기준금리 0.50% 인상)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2개월 연속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7~8% 가까이 상승해 새 정부 출범으로 부풀었던 실수요층의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단숨에 0.5%p를 올린 연준의 '빅스텝'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유럽,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빅스텝'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월 소비자물가가 13년 만에 가장 높은 4.8%를 기록하면서 이달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 오늘까지 봤을 때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통화정책이 정상화(금리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 기준금리 상단(1.0%)과 금리차가 0.25%p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재 6%대인 고정형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7~8%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주택 거래가 대출을 끼고 있어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1로 (90.5)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재건축·세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7주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주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의 매수심리 회복을 바탕으로 전국 아파트 수급지수도 지난주 93.6에서 94.1로 한 주 만에 다시 상승 전환됐다.
다만 매매수급지수가 여전히 기준선(100)보다 낮아 시장에는 여전히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상황이다. 또한 빅스텝 여파가 반영되면 현금부자끼리의 손바뀜만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