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년 전 총선 출마 뒷이야기를 전했다.

고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5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 요즘"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2017년, 대통령님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인생. 첫 만남부터 대통령님은 선거보다 제 가족을 걱정해주셨다"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밥벌이에 대한 대책도 없는 저를 진심으로 염려해 주셨던 걸 기억한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고 고백한 고 의원은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일과를 쉼 없이 달려오면서 몸도 힘들었지만 더 견디기 힘든 건 사람과의 관계였다"고도 했다.

고 의원은 이어 "정치부 기자도 아니었기에 정치적 언어는 입에 잘 베지 않았고, 인맥으로 모든 정보가 흐르는 그곳에서 저는 늘 외로운 섬이었다"면서 "제 능력의 한계를 느끼며 자책감에 빠져 있던 제게 대통령님은 오히려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세요, 이 안에서'라며 힘을 불어넣어주셨다"고 적었다.

아울러 고 의원은 대변인 시절 '총선에 나와야 한다'는 기사가 연일 나왔다면서 "(문 대통령이) 결국엔 저를 따로 부르셨다. 지금까지는 여러 추측이 난무할 것 같아 저만의 비밀로 간직해왔는데 이제는 괜찮을 것 같다"며 "그 때 대통령님께서는 모든 선택권을 제게 주셨다"고 기억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시 고 의원에게 "출마하고 싶으면 해도 좋습니다. 다만 대변인으로 계속 있어줘도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고 의원은 "당시 대변인을 교체한다는 기사가 나오던 터라 후임자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실제로 제가 나온 이후 한동안 대변인은 공석이었고 수일이 지난 이후 후임대변인이 임명됐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고 의원은 전날 문 대통령이 전·현직 비서관들과 만찬 자리에서 자신에게 '국회의원 생활이 적성에 잘 맞는지'를 물은 뒤 "상대방에 의해 정의되지 말고 내가 왜 하는지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을 건냈다고도 전했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정치를 널리 알리고 싶었고, 대통령님은 필요없다 하시지만 저는 대통령님을 지키고 싶었다"며 "하지만 오늘도 저는 대통령님으로부터 또 하나를 배웠다"고 했다.

더불어 고 의원은 오는 9일 문 대통령의 퇴근길을 함께하겠다면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님의 마지막 퇴근길을 함께 해달라"며 "마지막 그 길이 외롭지 않도록 곁을 내어달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