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소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9일로 다가오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3일 한 후보자가 지명되자마자 낙마 1순위에 올리고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의 언론 보도나 의혹 등에 대해 즉각 반박하며 정면 대응하고 있다. 특히 한 후보자가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야반 도주’라고 공개 비판하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만큼 위헌 여부 등 입법 정당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8일 법조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한 후보자 청문회에서 검수완박을 놓고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검찰의 표적 수사, 정치 검사를 막기 위해 수사권이 제한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으로 각종 중대범죄들이 묻힐 수 있다며 조직개편·제도개선 등의 방안을 통해 검찰 수사기능의 약화를 최소화하겠다는 논리로 맞설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사전 답변자료에서 새 정부 출범 후 법무부가 최우선 처리해야 할 과제로 “검수완박을 위한 법률개정 문제가 국민이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제일 시급한 현안”이라고 답했다.
오는 9월 법안 시행에 따른 대처 방안으로 “향후 개정 법률안에 따른 관련 법령 개정, 조직 정비, 제도개선 등을 통해 형사사법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살펴보고 위헌성 여부 검토 등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검찰의 수사 및 보완수사 요구 범위를 넓히는 ‘우회로’를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는 민주당이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힘을 싣고 있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전제로 한 수사청 설치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 때 폐지된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과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 후보자는 “대검의 수사 정보수집 부서를 폐지하면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며 “정보수집 부서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바람직한 조직개편 및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융 증권범죄에 대한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합수단 재설치 여부 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또 전임 추미애·박범계 장관 때 행사된 장관 수사지휘권에 대해 “악용될 경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로부터 ‘민원성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시를 받을 관계가 아니었고 지시를 받은 적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장관 취임시 유시민 작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충 타협하면 다른 힘 없는 국민들을 상대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유 작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 후보자가 검사 시절 자신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추적했다는 주장을 제기해 현재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작가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