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A씨는 사장의 자녀들이 사무실에 오는 게 걱정이다. 한 번은 딸의 두 장 분량의 외국어 숙제를 대신했고 딸의 여권도 만들어줬다. 사장의 아들이 해야할 학원 숙제, 인터넷 시험도 A씨의 일이다. A씨는 "사장에게 문제 제기를 했더니 '그 정도도 못하느냐' '하기 싫으면 그만둬라'고 화를 냈다"고 답답해했다. 회사는 A씨를 포함해 4명이 전부다. A씨가 다른 직원과 항의할 방법도 없는 실정이다.

#2 장애인 복지시설에 근무하는 B씨는 '부모찬스'를 실감하면서 일하고 있다. 딸을 국장으로 일하게 한 이사장은 딸이 싫어하는 직원을 이사장실로 불러 그만두라고 협박했다. 컵에 있는 물을 직원 얼굴에 뿌리거나 신발을 던진 적도 있다. B씨는 "시에서 운영비를 받는 시설에서 이런 행태가 가능한가"라고 황당해했다.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가족회사에서 일어난 황당한 일들이다. 사장이나 이사장이 자신의 자녀를 위한다며 벌이는 갑질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9일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올해 1~4월 제보 767건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은 53.3%다. 이 중 가족회사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당지시가 51.8%로 절반을 넘었다. 유형은 폭행폭언, 따돌림, 차별, 모욕, 명예훼손 등이다. 우려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 회사 상당수는 5인 미만 사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