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차 한국을 찾았다. 일본 외무상의 방한은 2018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것으로 이틀간 머물며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날 방한한 하야시 외무상은 짐을 풀자마자 새 정부의 외교 라인과 회동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박 후보자와 비공개로 만나 한일 관계 재건을 위한 의견을 교류했다. 박 후보자가 아직 장관으로 임명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윤석열 정부와 일본 내각의 외교 라인 최고위급 인사들의 회동이다.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10일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뒤 하야시 외무상은 윤 대통령을 개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하야시 외무상은 기시다 총리의 취임 축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지난달 26일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한 친서에 대한 답신의 성격도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대일 외교 회복에 시동을 걸면서 경색된 한일 관계가 변곡점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4강(미·중·일·러) 외교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18년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냉각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해왔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한일 간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며 “국제 질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사태를 앞두고 다시 한번 한일·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식에는 미국·중국·영국·싱가포르 등의 사절도 참석한다. 취임식 뒤 윤 대통령은 미국 부통령의 배우자인 더글러스 엠호프,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도 접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