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가 9일 건설주택포럼·건설주택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2022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 조사에 참여한 부동산 전문가 105명 가운데 70.5%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전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1~3% 상승’을 전망한 비율이 29.5%로 가장 높았고 ‘3~5% 상승’을 예측한 이도 25.7%에 달했다. 이어 5% 이상 상승을 전망한 비율은 15.2%로 집계됐다.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는 9.5%였고 하락을 점친 경우는 20.0%에 그쳤다. 이 가운데 15.2%는 3~5% 하락을, 5% 이상 하락을 예상한 전문가는 4.8%였다. 1~3% 하락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하반기 수도권 전세 가격 상승을 전망한 이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임대차 3법 이후 전세물량 감소(51.4%)’를 지목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 5583건으로 두 달 전(3만 2168건)보다 2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세 물건도 3만 2561건에서 3만 1163건으로 4.3%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2020년 10월 8000여 건까지 줄었다가 이후 올해 3월까지 꾸준히 늘었으나 최근 다시 하락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신규 입주 물량 감소(20.3%)’와 높은 매매가로 인한 ‘매매 수요의 전세 전환 수요 증가(12.2%)’ 등이 꼽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수도권에서 당장 입주가 가능한 준공 건축물 동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만 1911개 동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장 수요·공급을 나타내는 한국부동산원의 전세수급지수도 서울 아파트 기준 지난주 94.7을 기록하며 7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 또한 지난주 13주 만에 보합세로 전환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전세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 중 하나가 갱신 청구권이 만료된 매물”이라며 “전월세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집주인들이 올라간 전세가에다 향후 갱신 청구권이 적용될 가격까지 더해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된 전세 거래 중 신규 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6억 7321만 원, 갱신 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5억 1861만 원으로 신규와 갱신 계약의 보증금 격차는 평균 1억 5461만 원이었다.
한편 절반에 가까운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지방(비수도권) 주택의 전세 가격이 하락(49.5%)할 것으로 전망했다. ‘1~3%’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비율이 26.7%(28명)로 가장 많았으며 ‘3~5%’와 ‘5% 이상’은 각각 11.4%(12명)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방 전세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대출 규제로 인한 전세 수요 감소(36.5%)’ ‘공공 임대주택 등 주택 공급 확대(25.0%)’ 등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