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외교안보·국정 공백 안돼"…정의용 이임 연기

정의용 "세계 속 韓 위치,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야"
이인영 "남북관계 개선 못하고 나가 굉장히 아쉬워"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4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9일 이임할 예정이었지만 외교·안보 및 국정 운영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임을 미뤘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같이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문재인 정부와 함께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이날 퇴임하는 방향으로 건의했지만 문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을 유임시킬 뜻을 밝혔다. 이에 정 장관은 “현직에 남아있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길어야 하루 이틀 제가 국가에 더 봉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퇴임 소감으로 여야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대한민국은 계속 잘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그는 출입기자단에 “정부에 대한 비판은 정확하게 하되 대한민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희망을 주는 게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국내 언론을 보면 코로나도 난리가 났고 경제적으로도 왜 우리만 이렇게 실업률이 높고 안보는 가장 불안하고 한미동맹은 바닥에 떨어져서 재건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다”라며 “세계에서 한국 위치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역류가 안 된다. 앞으로만 나간다"며 “정권교체랑 상관없이 (대한민국 발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0.73%로 (정권이) 왔다 갔다 해도 대한민국은 계속 잘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좌절하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어마어마한 세상에서 여러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어깨를 피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 모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망할 것처럼 국민들에게 입력이 돼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희망을 강하게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표가 수리된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오후 기자실을 찾아 그간 소회를 밝혔다. 이 장관은 “아무래도 코로나 상황도 있었고 하노이 노딜 이후에 여파도 있어서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다시 대화와 평화의 사이클로 돌리지 못하고 나가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며 “뒤에 오는 다른 장관님들이 다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사이클을 본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서 많이 헌신해 주시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국회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문 대통령께서 시작하셨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여정이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우리 역사 속에서 진행돼 나갔으면, 전진해 나갔으면 하는 이런 바람을 가지고 여의도에서, 국회에서, 또 제가 본래 속했던 민주당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남은 숙제를 더 열심히 하겠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이날 별도의 이임식 없이 통일부를 떠났다. 이 장관은 10일 양산 사저로 떠나는 문 대통령 귀향길에 동행한 뒤 11일부터 국회로 출근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권영세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김기웅 차관 내정자가 장관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