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반토막이 됐다. 미국의 '초긴축'으로 주식 시장이 폭락하자 암호화폐 가격 역시 미끄럼을 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 급락한 개당 3만 1076달러(코인데스크 기준)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6만 7802달러까지 올라 최고점을 찍었지만 반년 사이 54% 하락했다. CNBC에 따르면 이후 비트코인은 3만달러가 붕괴되며 장중 2만 9945달러까지 미끄러졌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의 상황도 비슷했다. 9일 전 거래일보다 거의 10%가 빠져 개당 2286달러에 거래됐다.
WSJ은 "암호화폐 시장을 개인투자자들이 수년간 지배해왔지만 헤지펀드나 머니매니저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며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테크주와 비슷하게 위험자산으로 취급했다"고 전했다.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긴축(QT)을 발표하면서 기술주가 급락했고 이에 덩달아 암호화폐 시장도 급락하고 있다. 기술주가 집중된 나스닥 주가는 9일 52주 최저가를 기록했고 올 들어 26%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자 엘살바도르는 이를 추가로 사들였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엘살바도르가 방금 저가 매수를 했다"며 비트코인 500개를 평균 단가 3만744달러(약 3928만원)에 샀다"고 밝혔다. 미 달러를 공용 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중미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구체적인 비트코인 매매·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를 통해 엘살바도르가 지난해부터 사들인 비트코인이 총 2301개라고 전했다.